오바마, "기후변화가 미국 안보 위협한다"

2015-05-21 08:11
미 정부 핵심정책 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강조

[사진=뉴욕타임즈 방송화면 캡쳐]


아주경제 워싱턴 특파원 박요셉 기자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기후변화와 관련해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코네티컷주 뉴런던에 위치한 미 해양경비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지구온난화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기후변화로 인해 미군의 작전과 훈련, 군 시설 확보와 방어 등의 방식이 바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당수 군사시설들이 이미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미 서부 군사훈련장들은 가뭄과 산불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기후변화에 따른 안보위협의 사례로 나이지리아의 심각한 가뭄이 현지 무장테러단체인 보코 하람을 낳았고 농작물 부족 등이 시리아 내전을 확대시킨 것 등을 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와 함께 풍력과 태양력 등 대체에너지 사용량 증가와 차량 연비의 개선, 에너지 절약 등 미국이 환경 수요 변화에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기후변화 대응은 오바마 정부의 최우선 정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9년 ‘기후변화 행동계획’을 발표하고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이다. 현재 미국 기후변화 정책은 미국 내 탄소 공해 절감, 기후 변화에 대한 국가 차원의 준비, 글로벌 기후 변화에 대한 국제적 노력의 선도 등 세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탄소 공해 절감을 위해 2020 년도까지 풍력, 태양열 등을 이용한 발전을 현재 수준의 두 배로 늘리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국가 차원의 준비로서는 기후 변화 대응 전략에 부합하는 정책 및 실행방안 마련에 각 부처의 적극적 참여를 강조했다. 그리고 국제적 노력의 선도를 위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가을 유엔 녹색기후기금(GCF)에 향후 4년간 최대 30억 달러의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미 정계에서는 오바마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미국의  정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석유재벌이 야당인 공화당을 앞세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중간선거 패배로 정치력을 크게 상실한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힘으로 혁명적 수준의 기후변화 정책을 밀고 나가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