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빗장 풀기 스타트
2015-05-18 15:24
오는 12월부터 은행 영업점 방문 없이 계좌 개설 가능
신분증 사본·영상통화 등 두 가지 방식 필수적용
신분증 사본·영상통화 등 두 가지 방식 필수적용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오는 12월부터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집이나 직장에서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8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비대면 실명 확인 방안을 발표했다. 비대면 실명 확인은 금융상품 가입 시 고객이 금융사를 방문하지 않아도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이다.
이는 현재 금융당국이 논의 중인 인터넷전문은행 도입과 함께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것으로, 1993년 금융실명제 도입 이후 22년 만에 개선됐다. 그동안 금융권 안팎에서는 핀테크 활성화 및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에 앞서 비대면 실명 확인을 우선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금융당국은 비대면 실명 확인 방법으로 △신분증 사본 제시 △영상통화 △현금카드 등 전달 시 확인 △기존 계좌 활용 등 네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최소 두 가지 이상의 수단을 병행하도록 했다.
신분증 사본제시의 경우 고객이 신분증을 촬영하거나 스캔해 온라인상으로 제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활용하기 편리하고 발급기관을 통해 정확한 진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신분증과 고객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여권 등 발급기관을 통한 진위확인이 어려운 증표도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접근매체 전달 시 확인은 현금카드나 보안카드, 일회용 비밀번호(OTP) 생성기 등을 고객에게 우편 등으로 전달할 때 우체부 등 전달업체 직원이 실명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는 고객의 불편 없이 대면 확인이 가능한 데다 접근매체 전달과정을 활용해 비용이 적지만 배송절차 등 시간이 소요되고 전달업체 직원의 책임성 등에 대해 금융사가 계약으로 담보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기존계좌를 활용하는 방안은 타 금융사에 이미 개설된 계좌를 통한 소액이체로 고객의 거래권한을 확인한다. 고객이 이미 실명확인을 거친 계좌를 보유하고 있어 활용범위가 넓은 데다 적용하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휴면계좌 등을 이용한 명의도용, 피싱 등에 악용될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들 방안 외에도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증방식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금융당국이 제시한 방안 중 두 가지를 반드시 활용해야 하며 금융사 자체방식을 추가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신규 계좌 개설 뿐만 아니라 현금카드 및 통장, 보안카드, 공인인증서 등을 발급받을 때에도 비대면 실명 확인을 허용하기로 했다.
은행권은 시스템 구축 및 테스트 작업 등을 거쳐 오는 12월부터 시범운영하며 증권사,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상호금융권 등은 내년 3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비대면 실명 확인 허용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고객이 대면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사 영업점이 인근에 있거나 대면방식이 익숙한 경우 내방을 통해 대면확인 후 계좌를 개설하는 방식이 신속하기 때문이다. 다만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맞벌이부부나 인터넷 활용이 익숙한 청년층 등의 경우 비대면 실명 확인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어느 방식이 더 편리할 지는 고객의 상황과 기호에 따라 다를 것"이라며 "비대면 방식이 편리한 고객의 선택 가능성이 다양해졌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비대면 본인 확인 허용으로 인해 금융사기 및 대포통장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금융당국은 해외사례를 통해 검증된 방식만 허용하고 복수 방식을 사용하도록 해 거래안정성에 주안점을 뒀다는 입장이다.
또 대포통장의 경우 대부분 명의인이 직접 계좌를 개설한 뒤 대가를 받고 제3자에게 양도하는 등 유통단계의 문제이기 때문에 비대면 실명 확인 허용으로 대포통장 발급이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