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가계부채 증가폭 빨라...중국·호주 금리인하는 우리와 별개"
2015-05-15 12:00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이주열 한은 총재가 4월 내수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는 등 국내경기가 완만하지만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는 감내할 수 있지만 증가폭이 빠른 만큼 관련 당국과 협의해 관리하겠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아울러 태국과 호주, 중국 등 주변국들의 잇따른 금리인하 결정은 한은의 통화정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린만큼, 그 효과가 실물경기 개선으로 이어질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부동산, 주식 등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미약했던 소비심리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배경이다.
이 총재는 금리동결의 이유로 가계대출 증가 확대도 들었다. 특히 4월중 주택담보대출은 8조5000억원이 늘어 월중 증가폭 기준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는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중요한 고려요소다. 한은의 책무이기도 한데, 가계부채 규모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늘어나는 속도는 상당히 빠르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가계부채 문제는 미시건전성에 있어 기재부 등과 함께 가계부채를 해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이달 초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방문한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도 "가계부채가 상당히 높은 상태라 총액이 늘어나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이 총재는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증가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말했다.
주변국들의 금리인하 조치가 한은의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각국 별로 필요성에 따라 기준금리를 조성하는데 그것이 직접적으로 우리 통화정책에 영향을 주거나 하지는 않는다"며 "완화정책의 배경 등은 시사점 정도로만 참고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추가인하 기대감은 여전하다. 수출 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올들어 수출이 4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일본과 유로존의 양적완화에 따른 엔화·유로화 약세로 환율 흐름까지 수출에 불리해졌다. 특히 올해 1분기 GDP에서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2%포인트로 하락하기도 했다.
한은은 이날 배포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서도 "수출은 세계경기회복 지연, 주요국 통화약세 등에 따라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저물가 기조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추가인하론에 힘을 보탠다. BNP파리바는 "저물가에다 대내외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엔화 대비 원화의 강세 흐름이 기준금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최소 한 번 더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