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 남중국해 군사 개입 소식에 발끈...긴장감 고조

2015-05-14 16:02

남중국해 분쟁지역인 스플래틀리 군도(난사군도)와 파라셀 군도 [사진 = 난사군도 온라인(南沙群島在線) 중국어 홈페이지]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군사력 투입을 시사하고 나서자 중국이 거센 비난으로 응수하고 나섰다. 중국과 주변국의 대립 구조를 나타냈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미국에 이어 일본까지 직간접적으로 개입하고 나서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13일 "우리는 미국 측의 (남중국해 군사력 투입) 발언에 우려감을 표한다"면서 "미국 측은 이 발언의 의미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화 대변인은 "우리는 남중국해 내 항행의 자유를 지지한다"면서 "다만 항행의 자유가 외국 군함과 군용기가 마음대로 다른 국가의 영공과 영해에 들어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련국들은 위험하고 도발적인 행동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중국의 이같은 반응은 전날 미국이 최근 중국이 인공섬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 12해리 이내에 미 해군 군함과 정찰기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진 이후 나온 것이다. 이는 중국의 영유권 선점 행보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경고 메시지로, 향후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군사충돌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에 가장 적대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필리핀은 미국의 이같은 계획에 즉각 환영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미-중 정면충돌에 따른 불안감 조성을 우려하며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필리핀과 최근 남중국해에서 사상 첫 해군 군사훈련을 실시한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내각관방은 미국의 계획을 알지 못한다며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산케이,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들은 "중국이 모래장성을 세워 지역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일제히 비판했다.

요미우리는 사설에서 "미일 양국은 먼저 합의한 새로운 '미일방위협력지침'에 따라 자위대와 미군의 공동 대처 능력을 강화하고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높여야 한다"며 "동·남중국해에서의 경계·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중국에 군사적 도발을 자제하게끔 해야 한다"고 지적해 간접적으로 미국의 입장에 찬성한다는 뜻을 보였다.

앞서 일본 해상보안청과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지난 6일 필리핀 해안에서 해적 퇴치훈련을 실시했다. 이어 12일 오후에는 일본 해상자위대와 필리핀 해군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도서인 스카보러 섬(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에서 270㎞가량 떨어진 필리핀 해역에서 연합 훈련을 했다. 또 14일 오후에는 일본 해상보안청과 베트남 해안경비대가 베트남 중부 다낭지역 부근에서 해상 합동훈련을 했다.

이처럼 일본이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주변국과 군사 연대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일본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발을 들이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이 미군 정찰 활동에 가세하기 위해 남중국해에 정찰기와 해군함을 파견할 지도 주목된다. 

호주는 오랜 군사안보 동맹국인 미국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 사이에서 불편한 입장을 드러냈다.

줄리 비숍 호주 외무부장관은 "호주는 현재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어느 쪽에도 서지 않았다"면서 "다만 우리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재편 움직임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케빈 앤드류스 호주 국방장관은 수주 안에 싱가포르에서 카터 장관을 만나 남중국해 긴장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