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신세계, 현대백화점, 한화갤러리아 3강 체제

2015-05-15 00:00
유통 공룡들로 언제든지 구도가 바뀔 가능성도 커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서울 시내면세점 참여 희망 업체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 14일 신세계가 서울 명동의 신세계백화점 본관을 면세점 입지로 발표하자, 먼저 후보지를 발표한 업체들은 경쟁사의 장·단점을 분석하면서 주판 튕기기에 들어갔다. 남은 기간 동안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물밑 작업 역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까지 시내면세점 사업의 마지막 단계인 면세점 입지 부지를 확정한 업체들을 분석한 결과, 참여 기업들의 장·단점이 비슷비슷해 '막상막하'의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신청에 나서는 기업들은 대부분 재정적 역량과 운영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 남은 기간 어떻게 심의 위원들의 눈에 띄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참여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기업은 현대백화점그룹(현대 DF)과 한화갤러리아, 신세계그룹(신세계 디에프), SK네트웍스(워커힐), 신라·현대산업개발(HDC신라면세점), 롯데그룹 등 6곳이다. 

모두 유통 공룡들로 자웅을 겨루기 어렵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가운데 롯데그룹(롯데면세점)은 최종 입지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면세점 업계 1위로 서울시내 면세점 6곳 가운데 이미 3곳을 보유하고 있어, 독과점 논란으로 인해 사실상 신규 출점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특허 신청에서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는 이유다. 

먼저 신세계는 본관(명품관) 전체를 면세점으로 사용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게다가 최근 매입한 SC은행 건물도 면세점 고급화를 위해 다양한 관광객 편의시설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남대문 시장을 활용한다는 계획도 이뤄진다면 굳이 새로운 면세쇼핑 명소를 알리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관세청의 특허심사 과정에서 지적될 △교통문제 △점차 떨어지고 있는 유커의 재방문률을 놓이기 위한 방안 △롯데면세점과의 차별성 등은 풀여야할 숙제다.

여의도 63빌딩을 후보지로 내세운 한화갤러리아는 인천·김포공항과 가장 가깝다는 지리적 위치와 함께 노량진 수산시장, 선유도공원, 한강공원으로의 관광객 유입 및 국회의사당과 IFC몰 등 주변 관광지로 파급 효과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지난해 2월 처음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운영 특허권을 따낸 후 4월 임시 개장을 거쳐 7월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는데도 오픈 1년 만에 흑자를 달성한 경영능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의도 63빌딩 인근의 고질적인 교통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삼성동에 있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부지로 선정한 현대백화점그룹(현대 DF)의 최대 장점은 지역 안배다. 게다가 코엑스 단지가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관광특구로 지정되어 있고 컨벤션센터와 3개의 특급호텔, 카지노, SM타운, 코엑스몰, 백화점, 도심공항터미널 등 풍부한 관광 인프라까지 갖췄다.

지난 12일에는 모두투어를 비롯해 여행·호텔·면세점·패션업계에서 경쟁력 갖춘 7개 중소·중견기업이 직접 주주사로 참여하는 합작법인까지 만들고 자기자본비율 100%의 '무차입 경영'을 선언한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SK네트웍스는 동대문에 위치한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를 후보지로 선정했다. 자금력과 글로벌 사업역량, 워커힐 면세점의 검증된 면세사업 역량을 결합하면 최상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회사 측은 그동안 최적입지 선정을 위해 서울 서쪽과 도심을 중심으로 한 후보지들에 대한 전문적인 조사를 거쳐온 끝에 타 지역에 비해 외국인 관광객의 선호도가 높고, 관광·쇼핑·교통·숙박 등 다양한 관광산업 인프라를 풍부하게 갖추고 있는 동대문을 최종입지로 선정했다며 타 기업들과 차별성을 강조했다.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의 합작법인인 'HDC 신라면세점'은 현재 현대산업개발이 운영하는 용산 아이파크몰 4개 층을 개선해 국내 최대 규모 면세점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이번 합작을 통해 아이파크몰의 입지적 강점과 신라면세점의 운영 노하우가 결합된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주장한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 면세점을 설립해 면세점 사업에 있어 동남아, 일본 등과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면세점과는 달리 아이파크몰은 연면적 28만㎡의 대규모 공간에 백화점과 영화관, 마트, 대형 식당가를 비롯한 기본 쇼핑자원 이외에도 문화와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복합 여가시설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 되고 있다.

또 용산 지역은 관광특구인 이태원과 용산공원, 국립중앙박물관, 남산 공원을 끼고 있어 요우커 등 관광객 유치에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예상보다 시내면세점 유치 경쟁이 너무 과열되고 있다"며 "롯데와 신라 등 기존 면세점 업체들은 유통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 의지에 당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참여 의사를 밝힌 업체들은 유커들의 한국 방문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정확히 분석해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