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아버지 성폭행' 임신 23주차 10살 소녀…낙태 허용 놓고 찬반 가열

2015-05-12 17:52

[사진= 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파라과이에서 의붓아버지의 성폭행으로 임신한 10대 소녀의 낙태 허용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낙태에 완고한 파라과이 정부에 맞서 국내를 비롯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서 강한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0살 파라과이 소녀는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해 현재 임신 23주차다. 소녀의 의부는 성폭행 혐의로 지난 9일(현지시간) 체포됐고, 소녀의 어머니도 성폭행 방조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됐다. 의부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과이 정부는 이 소녀에 대해 “산모의 생명이 명백하게 위험할 때만 낙태를 허용할 수 있다는 현행법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안토니오 바리오스 보건부 장관은 현지 언론 아베세에 “낙태는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면서 “임신한 소녀는 건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낙태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이날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은 물론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인접한 국경 도시 시우다드 델 에스테에서는 청소년 성학대를 규탄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시우다드 델 에스테에 사는 한 17세 소녀는 AP통신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9세부터 14세까지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당했다”며 “전에도 이런 시위가 있었다면 나도 더 빨리 사실을 털어놓고 더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도시에서 청소년 쉼터를 운영하는 브리테스 데 멘도사는 “또 다른 12살 소녀가 지난달 출산해 아기와 함께 쉼터에 있다”면서 “다른 아이들이 나가서 놀 때 아이 엄마도 놀고 싶어한다. 엄마 또한 어린이”라고 설명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11일 “파라과이 정부 당국의 결정은 소녀의 생명, 건강, 교육에 관한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경제적, 사회적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AI) 과달루페 마렝고 미주 국장도 “10살 소녀가 더 큰 고통을 받지 않도록 낙태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검토해야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