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2년 넘게 끌어왔던 서울시 소유 청와대 사랑채와 중앙정부에서 가졌던 서울지방국세청 남대문별관 간 국유재산 맞교환이 각각 400원여 원의 가치 평가를 받고 상대방에 넘겨진다.

서울시는 중앙정부 국세청 별관과 시의 청와대 사랑채(종로구 효자동 13길)에 대한 재산 맞교환이 최근 확정됐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국공유재산을 두고 서울시와 정부는 2013년부터 협의를 진행했다. 청와대 사랑채는 2010년 1월 개관 뒤 국정홍보 기능을 담당했지만 시의 자산인 탓에, 서울시가 전적으로 운영을 떠맡았다. 아울러 국세청 별관은 작년 직원들이 수송동 본관으로 이사하면서 공가로 남겨지자 교환 작업이 급물살을 탔다.

그간 두 재산의 가치 차이를 둘러싸고 내부적으로 이견이 많았지만, 감정평가를 거쳐 둘 다 400억원대에서 몸 값을 책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에 따르면, 청와대 사랑채(지하 1층~지상 2층)는 토지(493만6000㎡)와 건물(4116㎡)을 합쳐 407억여 원이, 국세청 별관(지하 1층~지상 6층)의 경우 417억여 원이 책정됐다. 당초 청와대 사랑채가 국세청 별관보다 150억원 안팎에서 낮게 평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대폭 수정된 것이다.

서울시는 10억원 가량의 모자란 부분은 현금정산이 아닌, 기존 맞교환을 추진 중이던 국립현대미술관 일부 시유지를 넘겨주는 형태로 재산 취득 및 처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일재 잔재로 덕수궁 바로 옆 국세청 별관을 78년 만에 허물고 근대 서울의 원풍경 복원에 나선다. 국세청 별관은 1937년 일제가 조선총독부 체신국 청사(당시 건물명 조선체신사업회관)로 지었다.

시는 이 건물이 있던 터 지상부는 역사적 가치를 살린 역사문화광장을 조성해 광복 70주년에 맞춰 올 8월께 선보이기로 했다. 지하부는 기존 지하실을 재활용하고 주변 지역과 연계시켜 개발한다.

당장 건물은 철거하되 일정 공간에 서울시민과 함께 과거의 역사를 기억・회상하는 곳으로 거듭난다. 이곳은 해방 이후 대규모 증·개축 과정에서 건물내부 골격이 철거 및 변형됐다. 1980년에는 태평로 확장으로 도로 인접 전면부가 잘려나가 근대 문화재로서의 보존가치를 상실했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일제에 훼손된 덕수궁의 정기와 대한제국 숨결을 회복하면서 세종대로 일대 역사성이 회복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과거의 역사를 시민들과 더불어 공유하는 시민문화공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