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상규 조달청장 "유라시아 경제연합과 협력…중기 해외시장 개척 기반 마련"
2015-05-11 08:15
“MOU 체결 시점은 아마도 10월쯤 될 것 같다”는 김 청장의 말은 국내의 경우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조달업무를 해외와의 협력 관계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의미가 깊게 배어 있었다. 이는 우리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에게는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김 청장으로부터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업무 내용을 들으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해외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
-유라시아 경제연합 방문 성과는?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공공조달시장을 통한 소프트웨어 제값 주기 방안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에는 분할발주 시범사업도 선보이셨는데요. 잘 추진되고 있나?
△ 공공시장이 선도적으로 ‘소프트웨어 제값 주기’를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조달청은 크게 두 방향에서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는, 상용 SW 분리발주 강화이다. 기업이 판매를 목적으로 개발하여 상품화한 SW를 상용SW라고 하는데, 정부는 우수한 SW를 개발한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상용SW 분리발주 활성화 정책을 펴 왔다. 이는 통합발주로 인해 상용SW 업체가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한 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하여 부당한 인력 투입이나 가격할인 요구 등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공공기관은 행정편의 등의 이유로 통합발주를 선호하고 있어 분리발주 실적이 40%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달청은 상용SW의 적정가격을 책정해 나라장터 쇼핑몰에 등록하고 해마다 등록 SW의 수를 늘려왔다. 올해부터는 관계 규정이 개정돼 발주기관은 쇼핑몰에 등록된 제품은 의무적으로 쇼핑몰에서 구매해야 하며, 사업 기간이 지연되는 등 불가피한 사유로 SW를 정보화사업에 끼워 넣어 총액입찰에 부칠 때에는 조달청에 그 사유서를 제출하고 타당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 두 번째는, SW 개발사업에서 과업변경이나 추가과업에 대한 적정대가를 지급하는 제도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다. SW사업은 그 특성상 과업변경이 빈번히 발생되고 있으나, 불명확한 과업내용서로 인해 추가 과업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시설공사와 같이 SW사업도 설계와 구현으로 나누어 발주하는 분할발주 제도를 도입, 추가과업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조달청에서는 미래부 등 관련 기관과 협조하여 3개 공공정보화사업에 대해 설계를 우선 실시하고 그 설계서에 따라 구현하는 SW사업 분할발주 제도를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 조달청이 군산시와 서천군 등 지자체와 여행상품을 개발해 관심을 모았는데, 물품과 시설공사 계약에 익숙해 있는 일반인에겐 낯설다. 추진 배경과 향후 여행상품 개발 방향은?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각종 인증이나 실적 때문에 조달시장 판로개척에 어려움이 있는데 특별한 대처방법이 있나?
△신기술 등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공공조달시장에서 각종 인증이나 실적 부족으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먼저, 조달청은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을 지원하는 우수조달제품제도 운영을 ‘기술융합 신제품’의 판로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기존 시험 기준이 없어 시장 출시가 힘들었던 ‘산업융합 적합성 인증 제품’이 공공조달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우수조달물품 신청자격을 확대하고, 화재감시시스템 등 정보통신 기술이 결합된 ‘사회안전시스템’을 우수조달물품으로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업의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초기 자본력이 부족한 창업 초기기업을 위해 일반 신용등급이 다소 낮더라도 기술력이 뛰어난 경우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인증 대신 공인시험 성적서를 활용하는 방안 등 인증 취득·유지에 따른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다각도로 검토할 계획이다.
-조달청은 지난 3월 불공정조달행위 조사를 전담하는 ‘불공정조달조사팀’을 출범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지난 3월9일부터 5명을 전담인력으로 해서 불공정조달조사팀을 운영하고 있다. 일단, 신고건수 자체가 크게 늘었다. 종전에 '불공정조달신고센터'에 월평균 10건 남짓 신고 되었지만, 조사팀 운영 이후로 월 23건 정도로 122% 증가했다. 지난달 말까지 32건을 조사 완료했는데 그 중 약 63%, 20건이 불공정 조달행위로 밝혀져 조사팀 운영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불공정조달행위에 대한 신고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최대 2000만원까지 지급하는 신고포상금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부당이득 반환 등 재정손실을 방지하는 데 기여한 경우에는 최대 2000만원을 지급하고, 그 외에 공공조달의 공정성, 공익성, 안전·품질 등의 측면에서 기여한 경우에도 심사를 거쳐 최대 5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앞으로 신고가 활성화되고, 조사역량도 쌓이면, 조달분야의 불공정 행위 근절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공공개혁의 일환으로, 입찰비리관련 공공기관의 계약업무를 조달청에 위탁토록 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그에 따른 비판도 적지 않은데?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과 기초가 튼튼한 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공공부문 개혁이 필수적이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는 공공기관의 입찰비리 근절을 통한 공공분문 개혁을 위해 도입됐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는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됐지만, 아직 우리 청에 업무 위탁을 요청한 기관은 없는 상황이다. 위탁 여부를 해당 기관 이사회에서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제도 시행 후 총 7개 기관에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상황이 발생됐고, 해당 기관의 위탁 여부 및 범위 등에 대해서는 기재부 등과 함께 협의 중에 있다. 이달 중에는 1개 기관에서 우리 청에 업무를 위탁할 예정인데, 향후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위탁된 사무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수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위탁 대상이나 절차 등 도입단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기재부와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갈 생각이다.
-향후 조달업무 추진 방향에 대해 말해 달라.
△조달행정의 핵심가치는 ‘주어진 예산을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집행하면서 좋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동안의 노력과 선진기법 도입을 통해 다져진 조달행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달행정을 구현할 계획이다. 최근 미검사 소방복 납품사례에서 보듯 안전과 품질이 중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조달물품으로 인한 행정서비스 차질이나 부실화가 생기지 않도록 품질 검사를 강화하고, 엄격한 품질관리가 가능토록 시스템 및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우리 청 품질관리 서비스의 이용 범위를 확대해서 공공조달물품의 품질과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가격 경쟁은 지양하고, 기술과 품질 향상을 유도하는 입찰 제도를 운영하며 해당품목의 품질관리를 강화하는 등 안전과 품질 중심의 공공조달을 이루어 가겠다. 또한 많은 공공기관이 계약 관련 전문성이 부족해 입찰 및 사업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조달청이 전문성을 발휘해서 발주자가 시행착오 없이 쉽고 효율적으로 사업을 완성할 수 있도록 조달업무 전반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대담=박원식 부국장 겸 경제부장, 정리=노승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