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 총격에 사망...中 관영 신화망 "위험 정황 증명해라"

2015-05-10 15:43
중국 관영 신화망 "CCTV 공개해 논란 잠재워라"...누리꾼 "과잉진압 아니냐" 비난

쉬춘허 사망현장의 모습.(왼쪽 상단), 노모와 자녀가 시신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바이두]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공안의 총격에 사망한 한 남자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과잉진압 논란이 커지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망(新華網)은 지난 2일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칭안(慶安)현 기차역에서 발생한 공안 총격사건에 대한 불만을 명확한 진상규명으로 종식시켜야 한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2일 공안의 총에 맞아 숨진 남성은 올해 46살인 한족 쉬춘허(徐純合)다. 팔순 노모와 10살도 채 안된 3명의 자식들과 함께 다롄(大連)의 친척집을 가려다 봉변을 당했다.

공안은 쉬춘허가 총기를 빼앗으려해 이를 저지하려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다툰 배경이나 당시 사건 현장이 담긴 CCTV 등도 공개하지 않아 과잉진압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는 모양새다. 

중국 온라인 상에는 당시 상황을 휴대폰 카메라 등으로 촬영한 일부 영상, 단편적인 CCTV 영상 등만이 공개된 상태다. 공개된 동영상 속에는 기차 탑승을 저지하는 공안과 쉬 씨가 실갱이를 벌이는 정황이 담겨있다. 공안은 긴 곤봉으로 쉬 씨를 제압하려 했으나 강한 저항으로 이 역시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언론은 쉬춘허가 수 차례 상팡(上訪. 하급기관 민원처리에 불만을 느끼고 베이징 상급기관에 직접 민원을 내는 행위)를 한 전력이 있어 탑승이 거부됐고 이로 인해 몸싸움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쉬춘허가 사망한 현장에 노모는 물론 어린 세 자녀도 함께 있었던 것이 사진 등을 통해 증명되면서 쉬 씨를 둘러싼 동정론과 공안 총격의 적절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중국 누리꾼은 "쉬춘허가 곤봉에 두들겨맞고 결국 총에 맞아 목숨을 빼앗길 정도의 악당인 것이냐"며 비난 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에 신화망은 "쉬춘허의 신분과 명확한 상황 설명을 통해 위험 정황이 입증되어야 한다"면서 "극악한 범죄자거나 누가봐도 위험천만한 인물이 아니라면 사용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사망자의 신분과 정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큰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관련 당국이 조속히 CCTV를 공개하고 조사결과를 공표해 총기 사용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공안의 총에 맞아 사망한 쉬춘허는 각종 지병으로 돈을 벌 수 없는 상태인데다 아내마저 정신병이 앓아 생활고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이들과 노모를 돌볼 수 없다며 정부의 지원을 요구했고 이것이 여의치 않자 여러차례 상팡에 나섰다. 

그가 죽으면서 민원도 해결됐다. 현지 당국은 아이 3명은 보육원, 아내는 병원, 노모는 양로원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