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후폭풍②] 전문가 4인 “공무원·국민연금 연계 잘못…政·靑, 실질적 해법 내놔야”
2015-05-11 00:29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공무원연금과 연계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상향 조정 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국면전환을 꾀하는 정치권의 복잡한 이해관계로 별건인 두 연금 개혁안이 묶였다”며 “양자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에 분리해 각각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아주경제의 ‘공무원연금 개혁 긴급진단’에 참여한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금융IT학과)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경제학과)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과) △정연정 배재대 교수(공공행정학과) 모두 이같이 전한 뒤 “청와대와 정부가 공무원연금 개혁에 뒷짐을 진 것은 직무유기”라며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공무원·국민연금 연계, 근시안적 발상…정치타협 산물”
그러면서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안정성을 위한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2030년 중반부터 재정 위기가 심화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모수개혁’에 그친 공무원연금 개혁을 ‘구조개혁’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교수도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개혁을 연계하는 것은 합리적인 방안이 아니다”라며 “두 연금 개혁 모두 개혁이 필요하나, 지금의 방식은 후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안이다. 연금 개혁도 못 한 정치권이 책임 공방만 벌이니까 국민들 입장에선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교수도 양자의 분리 접근을 주문한 뒤 “공무원연금 개혁의 핵심인 기여율·지급률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여야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조정을 부담자(국민) 동의 없이 하고 있다. 국민연금 보험률이 적게 오르든 많이 오르든, 결국 부담은 국민이 지는 것”이라며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먼저 한 뒤 논의를 시작해야지, 절차적으로 상당히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與野, 公연금 개혁 동력 상실…정부가 나서라”
다수 전문가는 청와대와 정부가 공무원연금 개혁 과정에서 ‘논평 수준’의 입장밖에 밝히지 않고 있다며 더 적극적인 태도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 교수는 “내년 총선만 생각하는 여야에 공무원연금 개혁을 맡길 수 없다. 보건복지부가 안을 만든 뒤 공청회 개최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회로 가는 게 맞다”라며 ‘정부 주도론’을 주장한 뒤 “장기적으로는 일본 등처럼 공무원·국민·특수직역연금 등을 통합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정부가 주도해 ‘선(先) 공무원연금-후(後) 국민연금’ 개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청와대도 정치적 대응이나 방향 제시만이 아닌, 특정 계층의 부담 여부와 사회적 합의 방법 등 구체적인 해법을 내놔야 한다”며 “종국적으로 연금 개혁이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점에서 목표치를 설명해주고 고통 분담에 대한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연금 개혁의 순서보다는 얼마나 올바른 개혁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도 “일단 진전된 안을 만든 공무원연금 개혁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두 연금 모두 개혁을 해야 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노후소득 보장을 골자로 하는 여야의 합의안은 살려놓고, 이를 관철할 수 있는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전했다. 정치 전문가인 그는 공무원연금의 이슈 장기화에 대해선 “우리 정치 현실상 쉽지 않다. 또 다른 이슈에 묻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