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소유하는 세 가지 방법 ‘할부·리스·렌트’, 꼼꼼히 따져봐야

2015-05-07 14:17
소유 개념 변화하며 리스 및 장기렌트 인기, 차종별 비교 필수

[자료=현대캐피탈 외]

아주경제 이명철·이소현 기자 =#1 지난해 보험설계사를 시작한 남기혁(41)씨. 전국 각지 고객과 만나기 위해 추가로 차를 구매해야 할 상황이다. 고민 끝에 장기렌트로 액화석유가스(LPG) 차를 선택했다. 연료비를 절약하고 개인사업자여서 절세 효과까지 있어서다.

#2 전문직 종사자 30대 김모씨는 3~4년마다 새 차로 바꿔 타고 싶지만 매번 중고차 값이나 처분 절차 등이 복잡해 고민이다. 결국 할부로 구매할 때보다 저렴한 비용에 3년 후 새 차로 바꿀 수 있는 리스 계약을 체결했다.

자동차 2000만대 시대를 맞이하면서 구매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수년간 열심히 모은 돈으로 한번에 ‘마이카’를 사던 시절이 지나고 차를 장기간 대여하면서 관리까지 받는 등 선택 폭이 넓어진 것이다.

똑같은 차여도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수요자의 판단 또한 중요해졌다. 자금이나 상환 능력에 따라 부담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구매 방식 선택이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번호판·유지관리·절세… 장점 제각각

차를 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현금으로 한 번에 결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자동차 수요자가 한번에 수천만원의 현금을 동원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대신 할부나 리스, 장기렌트 등을 이용하게 된다.

할부는 선수금으로 일정액을 낸 후 나머지는 원리금균등 상환으로 납부하는 일반적인 방법이다. 소유 기간에 따른 감가상각비와 금융비용, 세금, 정비 일체가 본인 부담이다. 단 할부 기간이 끝나면 차를 소유하게 돼 자동차 교체주기가 길고 자금 흐름이 일정한 직장인 등이 주로 이용한다.

리스와 장기렌트는 이용기간 동안 리스사 또는 렌터카사에 이용료를 지불하고 세금·보험·정비 등의 서비스를 제공 받는 게 보통이다. 리스·렌트 비용이 재무제표상 자산·부채로 계상되지 않고 손비처리가 가능해 개인·법인사업자에게 유리하다. 이용기간이 지나면 차 반납이나 매입 또는 계약연장을 선택하게 된다.

이들 방식은 소유가 아닌 대여의 개념으로 차를 이용한다는 개념에서 큰 차이는 없다.

리스가 하·허·호의 번호판을 사용해야 하는 장기렌트와 달리 일반 번호판을 사용하는 점이 큰 차이다. 보험이 고객 명의여서 경력을 이어갈 수 있고 계약종료 후 인수가 더 수월한 편이다.

LPG 차를 이용할 수 있는 장기렌트는 상대적으로 비용면에서 더 유리하다. 사고가 나도 보험료가 오르지 않고 정비도 따로 선택해야 하는 리스와 달리 기본 제공된다.
 

[자료=AJ렌터카]

◆임대 선호도 높아져… 조삼모사 경계해야

최근 차에 대한 관점이 ‘소유’에서 ‘사용’으로 바뀌면서 리스·장기렌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신형 모델 및 페이스리프트 시기가 빨라지면서 최신 차 구매 욕구가 강해지지만 교체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리스나 장기렌트 시 절세·비용처리 및 계약종료 후 반납을 통해 교환 주기를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및 대형법인, 정부기관 위주로 성장하던 리스·렌트시장은 지난 몇 년간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뿐 아니라 개인까지 확장되는 추세다. kt금호렌터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점차 유저 드라이버로 바뀌면서 렌터카 시장이 어느 때보다 호황”이라며 “렌터카를 상징하는 ‘허’ 번호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개인 고객의 시장 유입이 촉진됐다”고 전했다.

렌터카의 경우 전체 차 대비 비율이 2% 정도로 아직까지 낮은 편이어서 시장 성장 잠재력이 큰 편이다. AJ렌터카 관계자는 “2010년부터 장기렌터카 개인고객 성장률이 연평균 약 60%씩 꾸준히 상승했고 지난해는 전년 대비 95% 성장했다”며 “몇년전만 해도 2~3일 대여하던 개념에서 새로운 차 구매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 계획 없이 이들 상품을 이용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일부 수입차 업체가 제시하는 유예리스의 경우 낮은 월 납입액만 믿고 무작정 리스 계약 체결 시 향후 막대한 비용 부담을 겪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유예리스란 차 가격의 일부를 유예로 두고 리스 기간 동안에는 이자 정도만 부담하는 형태의 구매 방식이다. 초기 비용부담이 적고 월 납입금도 낮아 목돈이 없는 젊은층에게 매력적인 상품이다.

BMW가 운영하는 BMW파이낸셜서비스 코리아의 파워 금융리스는 상환 유예금을 55·60%로 정하고 선납금(최대 30%)을 제외한 나머지 가격을 대출 받는 방식이다. 월 납입금은 할부보다 크게 줄일 수 있지만 3년 후 최대 60%의 거액을 일시 지불해야만 소유가 가능하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3년 후 통상 절반까지 떨어지는 외제차 중고차 시세에서 60%는 꽤 높은 수준이고 높은 수준의 이자까지 내야하기 때문에 낮은 월 납입금은 사실상 ‘조삼모사’격이라는 의견이다.

벤츠파이낸셜서비스 코리아(유예 할부 금융), 폭스바겐·아우디파이낸셜서비스 코리아(상환유예 금융리스) 등 대부분 수입차가 이 같은 유예리스를 시행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금융업계 관계자는 “월 리스료는 중고차 시세인 잔존가치를 제외하고 책정돼 리스료가 낮을 경우 계약 종료 후 부담해야할 금액은 높아진다”며 “저렴한 월 리스료로 계약했다가 생각지도 못한 인수금액으로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렌트와 리스 등 다양한 차 구매 방식이 각광 받고 있다. 사진은 진열된 렌터카 차량.[사진=KT렌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