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일본 요청받고 '센카쿠 영유권 중립' 발언 안해

2015-05-05 12:52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 측 요청에 따라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에 대해 중립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5일 보도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공동 기자회견을 앞두고 일본 정부가 오바마 대통령에게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에 대해 미국의 중립 발언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 같은 일본 측 요청을 받아들여 미국의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고 신문은 밝혔다. 센카쿠 열도, 중국 이름으로는 '댜오위다오'는 일본과 중국이 각자 영유권을 주장하는 곳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최근 베트남, 필리핀 등과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서 인공섬 조성 작업을 하는 등 영유권에 대한 주장을 강화하는 상황 때문에 미국이 중국에 힘을 싣는 센카쿠 영유권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일본이 센카쿠 열도를 실효 지배하는 것을 인정하지만 중국과 타이완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점을 고려해 기본적으로 중립 입장을 택해 왔다.

지난해 4월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에서 열린 아베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센카쿠 열도가 미·일 안보조약의 적용대상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최종적인 주권에 관해서는 특정 입장을 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