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LIG·동양 이어 극동·남광 등 2분기 건설업계 M&A 잇따라

2015-05-05 06:00
올 1분기에만 쌍용·LIG·동양 등 M&A로 재기 발판 마련
극동건설·남광토건, '새 주인' 찾기 본격화…올해 안에 마무리 짓기로
최근 건설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투자 관심도 '껑충'
전문가들 "다양한 변수 존재해 안심하기는 일러"

지난 1월 두바이투자청(ICD)과 M&A를 체결한 뒤 재기를 다짐하고 있는 쌍용건설의 사옥 [사진=쌍용건설 제공]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올해 들어 건설 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한동안 침체에 빠져 있던 건설사들이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올 1분기 ‘새 주인’을 찾은 쌍용건설과 동양건설산업, 건영(구 LIG건설)에 이어 극동건설과 남광토건 등도 2분기 M&A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5일 건설·투자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극동건설 매각과 관련해 지난달 말 건설 업체 등 7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으며, 대주주인 신한은행은 이달 20일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본입찰에서 만족할 수준의 인수금액이 제시될 경우 올 상반기 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 협상이 진행된다.

예상보다 많은 업체들이 극동건설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인수가격도 지난해 실사를 통해 산정됐던 700억대보다 높은 700억~900억대로 오를 전망이다.

극동건설 관계자는 “아직 매각 초기 단계이기에 회사 내부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최근 건설 경기가 좋다보니 많은 투자자가 관심을 보여 순조로운 매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947년 설립된 극동건설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순위 34위의 건설사다. 2007년 웅진홀딩스에 인수된 이후 건설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유동성 위기 등으로 2012년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바 있다. 이후 18개월 만인 지난해 8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극동건설과 같은 해 설립된 남광토건도 올 하반기 매각 일정이 진행된다. 남광토건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늦어도 올 하반기 내에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두 차례 매각이 무산됐던 부담이 있지만, 최근 건설 경기가 호조세를 보이는 등 달라진 분위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나타나는 부동산 시장 회복세에 많은 투자자들이 건설사 M&A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금호산업 매각처럼 다양한 변수들이 있어 마지막 뚜껑을 열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건설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올 1분기에만 쌍용건설을 시작으로 동양산업건설, 건영 등 건설사 3곳이 M&A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7년 1월부터 7년간 7번이나 매각이 무산됐던 쌍용건설은 올해 1월 8번째 매각 시도에서 두바이투자청(ICD)에게 팔렸다. 이후 쌍용건설은 대형 해외 프로젝트 수주는 물론 3년 만에 국내 아파트 분양에도 뛰어드는 등 오랜만에 기지개를 펴는 모습이다.

동양건설산업도 지난 3월 4년 만에 법정관리 졸업과 함께 EG건설을 ‘새 주인’으로 맞으며 ‘파라곤’ 브랜드의 부활을 알렸다. 지난달 27일에는 우승헌 전 EG건설 고문이 새 대표이사로 취임해 ‘건설 명가’의 재도약을 다짐하기도 했다.

2011년 3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건영도 지난달 말 기업회생 절차를 졸업하고 경영 정상화에 돌입했다. 건영의 전신인 LIG건설은 지난해 말 부동산 시행업체인 현승컨소시엄과 M&A 투자계약을 체결한 이후 상호를 변경했다. 지난 29일 이형수 건영 회장은 “2025년까지 매출 2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해 시공능력평가 20위권 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2015년 건설업계 M&A 일정 [자료=각 건설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