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어린이 주식부자 8명…7명은 '한미약품' 손주들

2015-05-04 08:46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지분가치가 1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한 '어린이 주식 부자'가 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손자와 손녀들이었다.

4일 재벌닷컴이 상장사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1억원 이상의 상장 주식을 보유한 만 12세 이하(2001년 4월 30일 이후 출생자) 어린이는 모두 121명이었다.

이 중 지분가치가 100억원 이상인 주식을 보유한 어린이는 총 8명이었고, 1위부터 7위까지는 모두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손주들로 각자 보유한 주식의 시가평가액이 200억원을 웃돌았다. 총 규모만 1800억원이 넘는다.

이들은 2012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한미사이언스의 주식을 증여받거나 이 회사의 무상 신주를 취득하면서 어린이 주식 부자 반열에 올랐다.

임 회장의 12세 친손자가 264억4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했으며, 나머지 7∼11세 친·외손주 6명은 똑같이 258억3000만원씩 가지고 있다.

8위에는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차남(11세)이 166억2000만원으로 100억원대 주식 부자 클럽에 들었다. 허 부사장의 차남은 5살 때인 2009년에 GS 주식(27만3000주)을 증여받은 후 추가로 장내 매입을 통해 32만여 주를 보유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황우성 서울제약 회장의 동갑내기 두 아들(11세)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할아버지인 황준수 서울제약 창업자로부터 증여받은 50억9000만원씩의 주식을 보유했다.

뒤이어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의 아들(12)이 41억4000만원, 박종호 대봉엘에스 회장의 손녀(12)가 40억2000만원, 이화일 조선내화 회장의 손자(11)가 35억6000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LG가와 효성, 한국타이어, 두산과 세아, 영풍, LS, LIG 등의 재벌가 3세들도 어린이 주식 부자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들 어린이 주식부자 가운데 정호 화신 회장의 친족인 한 살 된 어린이는 작년 8월 태어난 직후 증여받은 화신정공 주식 22만여 주의 가치가 3억4000만원을 기록하면서 억대 주식 부자가 됐다.

김홍준 경인양행 회장의 친인척인 두 살배기 어린이도 태어나자마자 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증여받아 10억6000만원어치를 쥔 주식 부자가 됐다. 김정돈 미원상사 회장 친인척인 두 살 된 어린이도 8억7000만원어치를 보유한 주식 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