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검찰, 이완구·홍준표vs성완종 일정 어긋…"자료 객관성 면밀히 살펴"

2015-04-30 17:41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제공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가 과거 행적을 담아 검찰에 제출한 일정 자료가 성 전 회장 측 주장과 어긋난 정황을 확인했다고 20일 알려졌다.[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제공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가 과거 행적을 담아 검찰에 제출한 일정 자료가 성 전 회장 측 주장과 어긋난 정황을 확인했다고 20일 알려졌다.

이 전 총리는 충남 부여·청양 재보선에 나섰던 2013년 4월4일 부여 선거사무소를 찾은 성 전 회장으로 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홍 지사는 2011년 6월 성 전 회장 측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두 사람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한 시기와 장소에 주목해 두 사람의 당시 일정 자료를 확보, 성 전 회장의 일정과 비교 분석해왔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이 이 전 총리를 만났다고 주장한 날 이 전 총리는 다른 일정을 소환한 것으로 일지를 통해 검찰이 확인했다.

성 전 회장의 측근들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2013년 4월4일 오후 2시에 충남 홍성의 도청 신청사 개청식에 참석해 같은 날 오후 4시 30분게 부여 선거사무소에 도착, 이 전 총리를 독대했다.

이 전 총리 또한 같은 날 오후 2시 개청식에 참석했었다. 하지만 이후 청양 선거사무소에 들렀다가 부여 선거사무소로 돌아오는 일정을 소화했다고 이 전 총리의 일정 기록에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양을 들렀다가 부여로 왔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오후 4시30분께 성 전 회장과 만날 수는 없다는 취지다.

홍 지사 측 제출 자료에도 성 전 회장 측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 대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 전 회장의 측근들은 '금품거래'가 있던 2011년 6월에 홍 지사와 성 전 회장이 서울 여의도 모 호텔에서 만났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홍 지사 측이 제출한 당시 일정에는 둘이 만난다는 내용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여러 물증을 동원해 이 전 총리와 홍 지사가 제출한 자료의 객관성을 검증하고 있다.

2011년 6월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에 남은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신용카드 사용내역, 2013년 4월4일 성 전 회장을 수행한 측근과 운전기사의 지방 출장 서류 및 차량 내 고속도로 하이패스 기록 등이다.

특별수사팀은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일정에서 의혹과 직결되는 중요한 정보가 빠졌거나 사실과 다르게 기재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각 의혹 시기별로 이 전 총리와 홍 지사 측을 수행했던 인물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과거 일정을 둘러싼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따져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