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내 평전을 영화로 만든다면 내 역할은 김수현으로 낙점"

2015-04-30 15:07

[사진 = 장윤정 기자 ]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내 평전을 영화로 만든 다면 내 젊은 시절은 김수현이 제격입니다. 여자 상대역은 전지현씨가 준비해주세요"

현역 최고령 MC이자 방송인 송해의 인생사를 조명한 최초의 평전 출판 기념회가 30일 서울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송해는 자신의 지난 인생을 기술한 평전을 영화로 만든다면 본인의 역할은 김수현으로, 여자주인공은 전지현이 맡아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28년간 맡아온 전국노래자랑의 후임 MC로 누구를 염두에 두고 있냐는 질문에 송해는 "후배들이 모인 자리에서 여러 후배들이 이야기를 나누다 내 후임을 선정했다고 하더라"며 "이상벽이 와서 내가 뽑혔다며 언제 넘겨주실거냐고 물어봐 50년후라고 대답했습니다"고 껄껄 웃었다.

송해는 최근 89세 생일을 맞아 90세를 바라보는 최고령 현역 방송인이다. 매주 전국노래자랑 무대에 오른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 그는 "비를 맞더라도 전국노래자랑을 보고자 모이는 분들을 보면 힘이 납니다. 그래서 매주 무대에 오를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그의 평전은 특이하게 앞 표지에 제목이 인쇄돼 있지 않다. 우울한 모습의 송해 얼굴이 그려진 것이 전부다. 그러나 띠지를 한장 넘기면 활짝 웃는 송해의 얼굴이 드러난다. 

평전을 저술한 오민석 단국대 영문학과 교수는 "첫 번째 모습은 설움받는 딴따라로 살아온 송해 선생의 90 평생을 상징하는 것이고 띠지를 넘기면 문화훈장을 수상하고 수상 소감에서 밝힌데로 '나는 딴따라다. 내 인생은 성공했다'고 말했던 그의 인생에 대한 긍정적인 회고의 시간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송해는 "책을 읽은 수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얻고 힘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송해는 1988년부터 28년간 ‘전국노래자랑’ 단독 MC를 맡고 있으며 90세를 바라보는 최고령 현역 방송인이란 사실 자체만으로도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특히 84세에는 가수로서 생애 첫 단독 콘서트를 열어 ‘최장수 무대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으며, 지난해 제 5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문화, 예술 발전에 큰 공을 세운 예술인에게 주는 은관문화훈장을 수여 받았고 현재까지도 여전히 현역에서 최전성기를 달리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송해 평전 ‘나는 딴따라다’는 영광과 눈물이 함께 한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송해의 100년에 이르는 드라마를 한국 근대사와 대중 연예사를 통해 그려냈다. 일제 강점기부터 2015년의 현재에 이르기까지 송해의 몸은 고스란히 한국의 현대사이다.

분단 70년의 역사, 근대화와 민주화와 정쟁의 역사가 그의 몸에 그대로 새겨져 있다. 악극단 시절에서 한류 열풍에 이르는 파란만장한 한국 대중문화의 발전사가 그의 얼굴에 오롯이 새겨져 있는 산증인이다. 이에 우는 모습의 송해가 있는 띠지를 벗기면 활짝 웃는 송해의 표지가 나오는 독특한 콘셉트의 책 표지도 의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