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보수단일후보' 사칭 문용린 전 교육감 1심서 벌금 200만원
2015-04-30 14:22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엄상필 부장판사)는 30일 "피고인이 선거 홍보물 등을 통해 보수단일후보라 주장하며 유권자의 오인을 부르고 선거 공정성을 침해했다"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선거기간 당시 후보 단일화 여부가 유권자의 주된 관심사였으며 고승덕 후보자 등도 스스로 보수 후보임을 표명했다"며 그럼에도 문 전 교육감이 단일후보라는 명칭을 쓴 것은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선거 당국의 시정 명령에도 문 전 교육감이 이후 방송연설 등에서 또다시 자신을 보수 단일 후보라고 소개했다며 "이 점을 모두 종합하면 이것이 허위란 점에 대한 인식도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재판 과정에서 문 전 교육감은 특정 단체로부터 보수 단일 후보로 추대받았기 때문에 허위사실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허위라는 인식이 없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표현은 당시 선거에 입후보한 유일한 보수성향 후보 또는 보수성향 후보자들 사이에서 대표로 선출된 사람이라고 이해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해당 표현을 사용할 경우에 유권자들은 모두 보수 성향 후보들 사이에서 경선이나 합의를 통해 단일화됐다고 오인할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 문 전 교육감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만 문 전 교육감이 교육감에 당선됐던 2012년에도 보수단일후보라는 명칭을 썼으나 당시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이 점은 문 전 교육감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봤다.
1심 선고가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문 전 교육감은 선거 당국으로부터 보전받은 선거 비용 약 30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문 전 교육감에게 적용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은 교육감 선거에서 발생한 위법행위를 공직선거법에 따라 처벌토록 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상 벌금 100만원 이상을 확정 판결받으면 국가로부터 받은 선거 비용을 되돌려줘야 한다.
문 전 교육감은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 구형보다 선고형이 두 배나 나온 것은 뜻밖"이라면서 "항소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저는 선거비용을 30억원 넘게 썼는데 이걸 어디서 내놓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2012년 서울시교육감 재보선 선거에서 당선된 문 전 교육감은 6·4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 단일 후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 전 교육감은 한 보수단체의 추대를 받았을 뿐인데도 마치 단일화에 성공한 것처럼 벽보를 제작하고 토론회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등 홍보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