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디플레이션 앞으로도 희박"
2015-04-30 13:50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한국은행이 경기침체 속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을 내놨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에도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 등의 2차 파급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게 근거다.
한은은 30일 발간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최근 국제유가 하락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국제유가 하락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1차와 2차로 나눠 나타난다.
1차 파급 효과는 국제유가 하락이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와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비석유류 제품 가격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이다. 2차는 유가 하락의 효과가 더 확산돼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기대인플레이션과 근로자 임금 등 국내 물가 전반을 끌어내리는 효과다.
올해 들어서는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류 가격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떨어졌기 때문에 이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월평균 1.1∼1.3%포인트 하락하는 직접효과가 나타났다.
또 국제항공요금과 도시가스요금 등 석유류 원가비중이 큰 일부 품목에서 가격이 하락하는 간접효과도 나타났다.
그러나 한은은 2차 파급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고 하반기에 유가가 완만한 반등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도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급락했어도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근원인플레이션율도 2%대 초반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구조모형을 이용해 분석해봐도 기대인플레이션 경로를 통한 소비자물가 하락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한은은 경기가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보일 것이고 하반기엔 물가가 기저효과 때문에라도 올라갈 수 있으므로, 현재 일각에서 제기하는 '디플레이션' 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광범위한 품목에 걸쳐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을 의미하는 데 유가 하락에 따른 2차 파급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므로 디플레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보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변화 때문에 예전과 같은 고성장, 고물가는 나타날 가능성이 작지만 그렇다고 미국의 대공황과 같은 디플레이션이 나타날 확률은 아주 희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