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에 돌아보는 노동자 이야기<가리봉오거리>展

2015-04-30 07:40
서울역사박물관, 구로 일대 50년 역사 생생 재현

[여공의 방 연출]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1886년, 하루 8시간 노동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미국 노동자들의 투쟁이 노동절의 유래라면, 우리나라에는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며 연대투쟁에 돌입, 해방 이후 최초의 동맹파업이라고 불리며 전국을 뒤흔들어놓은 구로공단 노동자들의 ‘구로동맹파업’(1985)이 있다.
 1964년 설립된 구로공단은 ‘노동’의 현장인 동시에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과 애환이 서린 처절하고 치열한 ‘삶’의 현장이며,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격렬한 ‘투쟁’의 현장이기도 하다.

 과거 '가리봉오거리'로 불렸던 '디지털 단지오거리'는 이 모든 현장을 지켜봤다. 공장, 벌집, 가리봉시장, 야학 등 구로공단 노동자들의 생활현장을 이어주는 중심지였다. 산업화와 민주주의라는 한국현대사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억척스레 삶을 일궈가던 구로공단 여공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녹아 있는 곳이기도하다.

 가리봉오거리에서 디지털단지오거리, 구로공단에서 G밸리까지, 50년의 시간을 모습을 볼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펼친 <가리봉오거리>전이다.

 이번 전시는 가리봉동 벌집에서 직접 철거해온 문짝을 활용하는 등 노동자들의 삶을 증언하는 생생한 자료가 총 망라되어 있다.
 
 1964년 구로공단이 탄생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함께 구로공단 전성기 모습이 전시된다. 공장, 벌집, 가리봉시장, 야학, 노동운동 등 구로공단 사람들의 주요한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또한  ‘조장 임명장’ ‘근속상’ 등 구로공단 노동자가 오랫동안 간직해왔던 소장품을 비롯해 ‘생산성향상운동 반대 유인물’ 등 공장 생활을 증언하는 다양한 자료를 선보여 라인별로 밤낮 없이 돌아갔던 공장 생활을 느껴볼수 있다.
 

[ 가리봉동 벌집 재현.]


 이번 전시에서는 곧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가리봉동 133-52번지에서 문짝을 직접 철거해 와 벌집의 전모를 재현했고 여공들이 살던 방의 모습을 일부 재현했다. ‘서울’이라는 도시를 맞닥뜨린 여공의 설렘과 두려움, 고단함에 대한 공감각적인 연출로 당시 삶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전시는 7월 12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