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관광주간, CEO가 추천하는 국내 여행지는?

2015-04-30 11:00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계절의 여왕 5월에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추천하는 여행지를 찾아가 보자.

5월 1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되는 5월 봄 관광주간에 기업들도 임직원들의 참가를 독려하며 내수 활성화를 위해 측면 지원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관광위원회 소속 CEO들은 5월 봄 관광주간을 맞아 아름다운 국내 여행지 20선을 추천했다. 관광 산업을 대표하는 10개 기업 및 협회 대표들이 선정한 주요 명소는 도보 여행, 비경 탐방, 생태 체험, 출사 여행, 전통·역사 체험의 5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성영목·양무승, ‘느림의 미학, 여유의 사색 공간’
숨 가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는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걷기 여행지를 추천한다.

옛 구도자들이 득도를 위해 걸었다고 하는 선재길은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에서 상원사를 잇는 약 9km 숲길을 일컫는다. 길 대부분이 평지로 조성되어 난이도가 낮고, 울창한 전나무 숲 사이를 거닐며 명상에 잠기기 좋아 사계절 내내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성영목 조선호텔 대표이사는 “선재길은 깨달음의 길이다. 일 년에 한 번씩은 꼭 찾아 명상에 잠기는 시간을 갖곤 한다”며 이 곳을 추천했다.

바닷가에서 트래킹을 즐기고픈 사람들을 위한 장소도 있다. 경남 남해 바래길은 편백 휴양림, 몽돌해변 등 남해안 절경을 구석구석 돌아볼 수 있는 10개 코스, 총 120km로 구성된 도보 여행지다. 서포 김만중 선생의 유배지가 있는 구운몽 길을 거닐며 사색에 잠긴다면 일상 속 고민들이 한바탕 꿈처럼 사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은 “바래길을 걸으며 남해의 따사로운 봄볕 속 느림의 미학에 취해보라”고 전했다.

전남 청산도 슬로길은 느림의 미학을 즐길 수 있는 세계 슬로길 1호, 제주 한담해안산책로는 쪽빛 제주 바다의 해안선을 끼고 걷는 한적한 산책로, 경남 통영 통영이야길은 박경리, 김춘수의 삶의 흔적을 찾아가는 예술인의 길이다.

◆권오상·최연혜, ‘알려지지 않은 숨은 비경과 마주하다’
강원도는 험준한 지형으로 사람의 발길이 닿기 어려워 미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이 많다.

화천에 위치한 곡운구곡은 조선시대 학자 김수증이 꼽은 아홉 가지 절경을 일컫는다. 9곡 중 3곡에 해당하는 신녀협은 곡운구곡 중 경치가 가장 뛰어난 곳으로, 오랜 세월 깎여나간 기암괴석과 짙푸른 에메랄드 빛 계곡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곡운구곡을 추천한 권오상 한진관광 사장은 “조선의 학자가 경치에 취해 일생을 보냈다는 곡운구곡은 화천의 절경이라 할 만 하다”며 한 번 찾아가 보라고 당부했다.

기차를 타고 강원도 산세를 감상하는 방법도 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에서 운영하는 백두대간 협곡열차(V-train)는 영주-분천-철암을 왕복하며 중부 내륙의 협곡을 누빈다. 승부역, 양원역 등 기차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려운 오지마을의 숨은 비경은 이색적 정취를 자아낸다. 분천역 먹거리장터에 들러 지역 특산 음식까지 맛본다면 눈과 입이 즐거운 일석이조 여행길이 될 수 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백두대간 협곡열차는 자동차 여행이 가져다줄 수 없는 여유와 낭만을 품고 있다”며 기차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라고 전했다.

울릉도 비파산 주상절리는 하늘의 허락이 있어야만 방문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며, 제주 사려니숲길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전구역으로, 제주의 숨은 비경중 하나다.

◆박상환·송홍섭, ‘자연속에서 생명을 느낀다’
도시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동·식물을 만날 수 있는 생태 체험 여행지로는 순천만과 걸매생태공원 등을 꼽을 수 있다.

세계 5대 연안 습지로 지정된 전남 순천만은 천연기념물 흑두루미를 비롯, 우리나라 조류의 절반가량이 머무는 생물의 보고이다. 습지 주변에는 약 116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청소년들의 생태 체험 여행으로 좋은 방문지이다.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은 “생태의 보고, 순천만에서 자연의 신비를 온몸으로 느껴보라”고 추천했다.

제주 천지연 폭포 상류의 솜반천에는 170여종의 자생 식물과 야생초를 관찰할 수 있는 걸매생태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제주도 무태장어 서식지, 천지연 난대림지대 등 친환경 생물자원을 품은 이 공원은 훼손된 자연환경을 성공적으로 복원한 ‘생태복원우수사례’로 지정되기도 했다.

송홍섭 파르나스호텔 대표는 “인간과 자연의 평화로운 공존이 있는 곳”이라며 걸매생태공원을 추천했다.

이밖에 경남 거제 공곶이는 노부부가 30여년간 가꿔온 비밀의 화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상배·홍원기, ‘카메라에 담고 싶은 자연’
전남 화순 세량지는 제방 길이가 겨우 50m밖에 되지 않는 작은 저수지이지만,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50곳’에 꼽힐 정도로 수려한 경치를 자랑한다. 5월 연둣빛 신록이 푸른 저수지 수면에 비친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하여 많은 사진애호가들의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박상배 금호리조트 대표는 “카메라 하나 메고 훌훌 떠날 수 있는 여행지로 세량지가 이상적인 곳”이라며 이곳의 경치를 꼭 담아보라고 전했다.

전라도의 대표 출사지가 세량지라면, 경상도에는 경북 청송 주산지가 있다. 주산지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곳이다. 200년 동안 저수지 바닥에 굳건히 뿌리를 내린 왕버들과 이를 감싸는 물안개의 몽환적 풍경이 일품이다.

홍원기 한화리조트 사장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통해 주산지의 4계절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고 이곳을 추천했다.

◆남상만·소용덕, ‘역사의 현장에서 전통을 느끼다’
우리 고유의 멋과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여행지도 마련되어 있다. 충남 아산 외암리민속마을과 경남 남사예담촌은 전통 한옥의 고풍을 간직하고 있다. 두 마을 모두 실제 주민이 거주하고 있어 살아있는 민속마을로서 가치가 높은 곳이다. 전통 물레방앗간 체험, 농촌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대대로 전해오는 선조들의 삶의 방식을 배워볼 수도 있다.

남상만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은 “고즈넉한 옛 조선 마을의 정취를 느끼고 싶으시다면, 외암리 민속마을을 방문해보라”고 추천했고, 송용덕 롯데호텔 사장은 “남사예담촌은 향촌이 지키고자 한 전통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구 근대목길은 대구 근대화의 자취와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으며, 대전 뿌리공원은 성씨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세운 충효의 교육장이고, 전남 보성 등량역은 1970년대를 테마로 한 추억마을로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국내 관광객 증가세는 국민 해외여행 성장보다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며 “관광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명소를 소개한 만큼, 관광주간이 국내 여행 활성화와 더불어 내수 회복에도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