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완구·홍준표 일정 관리 비서 소환…금품의혹 관련성 규명

2015-04-29 14:07

▲자원외교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의획과 관련해 해명하고 있다. [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성완종 리스트' 수사 중인 검찰은 29일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일정을 담당한 실무 비서진 2명을 소환한다.

이들은 각각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일정 관리를 담당했다. 성 전 회장이 메모('성완종 리스트')와 언론 인터뷰에서 제기한 금품거래 의혹 속의 각 시점에 일정 관련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소환자로 선정됐다.

수사팀은 이들로부터 의혹 시점을 전후한 시기에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행적을 기록한 자료들을 제출받기로 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남긴 정치권 성완종 리스트와 경향신문 전화 인터뷰에서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에게 각각 2013년과 2011년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은 2013년 4월4일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했던 이 전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를 직접 방문해 현금 3000만원을 직접 건넸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은 또 2011년 6월 홍 지사에게는 한나라당 대표 경선 지원 명목으로 당시 경선 캠프 특보였던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통해 현금 1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수사팀은 의혹의 시점인 '2013년 4월4일'과 '2011년 6월'을 전후한 시기에 이 전 총리와 홍 지사가 어떤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일정 담당 비서들이 제출한 자료 속 정보를 토대로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당시 행적을 파악하는 한편 비서들로부터 일정 정보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을 청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수사팀은 이날 조사한 내용을 기초 자료로 삼아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과거 동선을 더욱 정밀하게 추적할 계획이다.

이 전 총리와 홍 지사 측 주변 인물의 통화내역이나 휴대전화 송·수신 위치 정보 등 각종 물증도 확보해 대조하면서 의혹 시점별 동선을 파악하는 작업이다.

이미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측근들에 대한 조사와 경남기업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성 전 회장의 행적을 대부분 복원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행적과 이 전 총리·홍 지사의 동선을 정밀하게 대조하면서 의혹을 규명할 추가적인 수사 단서를 찾을 계획이다.

수사팀은 비서진에 대한 조사에 이어 다음 주쯤 이 전총리·홍 지사와 소환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제는 기둥을 세우는 단계로 넘어간다"면서 "(본격적인 정치인 소환에 앞서) 경남기업 관련자뿐 아니라 미리 확인해야 할 사안에 대해서 기초적으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지난 21일 사의 표명 후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고 검찰 소환에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지사도 향후 검찰 조사에 협조할 뜻을 밝히며 소환에 대비한 법리 검토 등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