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식후 사과 하나에 입냄새가 싹"

2015-04-28 16:09
고혈압, 당뇨병 예방 등 사과의 탁월한 효능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입냄새(구취)를 가진 배우자와는 결혼을 파기하고 이혼할 수 있다."

이는 유대교의 성전 '탈무드'에 나와 있는 말이다. 이혼 사유가 될 만큼 입냄새는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유발하고 비위생적인 이미지를 갖게한다.

입냄새는 불결한 구강위생, 잇몸질환, 충치, 침 분비 감소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주로 구강 내의 혐기성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나 침출액 등을 분해하면서 생긴다. 분해된 성분은 황화합물, 저급지방산, 알코올, 알데하이드(aldehyde) 등 다양하지만 입냄새의 강도와 관련이 있는 성분은 메틸 메르캡탄(methyl mercaptan), 하이드로존 설파이드(hydrogen sulfide) 등 휘발성 황화합물이다. 특히 메틸 메르캡탄이 발생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입냄새를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이런 입냄새를 제거하는 데 좋은 과일이 있다. 바로 '사과'다. 
입냄새 억제 효과에 좋은 음식으로 녹차, 레몬, 요거트, 인진쑥 등이 알려져 있지만 사과의 성분 중 하나가 입냄새에 원인이 되는 메틸 메르캡탄의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훨씬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청이 개발한 사과 품종 '아리수'[사진=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 등에 따르면 사과에는 갈변현상을 일으키는 폴리페놀 옥시다제(PPO, polyphenol oxidase)라는 물질이 있다. 이 물질이 갈변반응을 일으킬 때 생성되는 중간물질(o-quinone)이 메틸 메르캡탄을 불활성화시켜 입냄새 억제 효과가 있다. 

입냄새 억제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사과의 즙을 활용해 메틸 메르캡탄의 불활성 정도를 측정한 결과, 사과즙 10mℓ를 첨가한 경우 73.5%의 구취억제효과가 확인됐다. 구강세정액에 못지않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입냄새 제거 효과 이외에도 사과는 감기, 암,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예방효과와 황산화 작용, 몸 속 피로물질 제거 및 각종 노폐물 해독 등의 효과가 있다.

사과에 많이 들어 있는 칼륨은 고혈압과 뇌졸증 예방에 도움을 주고 나쁜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동맥경화 예방에도 좋다. 사과에는 섬유질이 풍부해서 노폐물의 배설을 촉진시켜 변비와 복부비만 예방에도 탁월하다.

사과에 함유된 유기산은 피로물질을 제거하고 각종 노폐물을 해독시켜 기미를 없애고 피부를 곱게 만든다. 

또 사과는 근육을 강화한다.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과 껍질에 함유되어 있는 ‘우르솔산(ursolic acid)'으로 불리는 천연 화합물이 노화나 질환에 의한 근육 소모(muscle wasting)의 예방에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험에서 우르솔산을 투여한 쥐들은 날씬할 뿐만아니라 혈당, 콜레스테롤, 트리글리세리드 수치도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우르솔산은 사과 껍질 외에도 백화사설초, 하고초, 비파엽에도 다량 포함돼 있다.

아울러 사과는 치매환자에게 좋은 과일이다.
미국 알쯔하이머‧치매 학술저널(AJADD)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병의 진행과정에서 사과주스가 이를 진정시키는 유용한 보충식품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 병 환자들에게 하루에 114g의 사과주스 두 잔씩을 한 달 동안 마시게 한 후 환자 상태를 살펴본 결과, 환자의 치매 등급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불안, 동요, 망상 등과 같은 행동과 치매 관련 정신병 증상이 약 27% 정도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이에대해 농진청 관계자는 "이 연구는 사과주스가 치매의 행동적 및 심리적 증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가 있어 알츠하이머 병의 발병과 진행을 지연시키는 데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며 "사과는 알츠하이머 병의 마지막 단계에 있어서도 영양 보충이 효과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