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비서실장 이용기, 여비서 시켜 "성완종 다이어리 치우라" 지시
2015-04-27 09:56
27일 검찰 등에 따르면 수사팀은 이 팀장이 3월 18일 오전 6시35분 성 전 회장 여비서 A씨와 통화한 내역을 근거로 그가 다이어리를 사전에 치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6일 이 팀장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어리는 A4 용지 박스 절반 분량으로 "당시 뭉텅이로 없어진 자료가 무엇이냐"는 검찰 추궁에 이 팀장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 박진영 판사는 이날 밤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이 팀장에 대해 증거인멸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 팀장은 박준호(49) 전 경남기업 상무와 특수1부가 경남기업을 처음 압수수색한 지난달 18일 회장 비서실에 있던 성 전 회장의 다이어리와 메모 등 몇몇 증거물을 빼돌렸다.
1주일 뒤인 지난달 25일에는 사내 CCTV를 끄고 경남기업 직원들을 시켜 비자금 관련 자료를 비롯한 다량의 서류를 파쇄하거나 차량에 실어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경남기업 측이 빼돌린 자료 중 다이어리와 회계장부, 비자금의 출금 내역 등을 일부를 회수한 것으로 밝혔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이 메모와 언론 인터뷰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홍준표 경남지사 등 유력 정치인 8명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밝힌 부분을 뒷받침할 '비밀 장부' 형태의 증거물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별수사팀은 증거물 분석과 참고인 조사를 통해 금품제공 의혹의 주요 시점별로 성 전 회장과 주변 인물의 과거 동선을 거의 복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번 주부터 리스트 속 정치인 8명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시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