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순항 ‘갤럭시 S6’의 국내부진 조짐, '전술 변화' 요구

2015-04-26 16:15

일본의 전자 매장 'BIC CAMERA'에 마련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S6 판매점. [사진=갤럭시 모바일재팬 공식 페이스북]



아주경제 박정수·박현준 기자 = 해외 시장에서의 순항과 달리 국내시장에서는 기대에 못 미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갤럭시 S6’와 관련해, 삼성전자로서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의 전환이 요구된다.

출시 이전까지 갤럭시 S6의 마케팅은 ‘전략’적인 면에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전술’적인 측면에서는 적어도 국내시장에서 새로운 차별화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받고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의 영향만 탓하기는 너무 식상하다. 애플의 아이폰6와 같이 ‘갤럭시’라면 사겠다는 충성 고객층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 부족이 현재의 사태를 불러일으킨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현지 소비자들의 성향에 맞춘 ‘맞춤 전략’으로 해외시장에서는 선전하고 있는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국내시장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재의 분위기는 아무리 획기적으로 개선된 갤럭시 S6라고 하더라도 국내 소비자들이 무조건 구매를 할 것이라는 확신이 상당히 희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시장은 선전
26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는 중국과 미국, 일본 등 해외 주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작보다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S6 엣지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3개 공장에서 곡면 디스플레이 생산을 예정보다 빠른 시간에 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생산라인이 추가되면서 삼성은 디스플레이 월간생산량을 현재 약 200만개에서 500만개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 공장은 당초 6월부터 가동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수요가 늘면서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중국의 인터넷쇼핑몰 징둥에서는 갤럭시 S6 엣지의 초도물량 4000대가 판매가 시작된 지 한 시간 만에 모두 팔렸다.

아울러 베이징시의 삼성전자의 휴대폰 매장에는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를 체험하려는 방문객들로 붐벼 전작들과 다른 반응을 실감케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현지화 전략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갤럭시 S6 제품명은 ‘가이러스(盖樂世)’다. 한자로 덮을 개(蓋), 즐거울 락(樂), 세상 세(世)로 세상을 즐거움으로 덮겠다는 의미다.

특히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락’자를 포함시키고 발음도 가이러스로 원래 이름인 갤럭시와 비슷하게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줄곧 1위를 지키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현지 업체 샤오미에게 1위 자리를 내줬으며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내세운 애플에게도 고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를 내세워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미국 시장서 예약판매 갤5보다 2배 이상 증가
애플의 안방 미국 시장에서도 갤럭시 S6의 초기 반응은 뜨겁다.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에 따르면 갤럭시 S6는 예약판매를 통해 전작인 갤럭시 S5보다 2배 이상 판매됐다.

향상된 디자인과 성능 외에 가격 경쟁력도 갤럭시 S6의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갤럭시 S6 엣지(64GB)의 판매 가격은 799.9달러(약 86만원)로 애플의 아이폰6 플러스(849.99달러, 약 92만원)보다 저렴하다.

삼성전자가 공략에 애를 먹었던 일본 시장에서도 초기 반응은 호의적이다.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가 지난 23일 일본에 출시된 가운데 삼성전자의 일본 페이스북 ‘갤럭시 모바일 재팬’에는 ‘정말 멋진 디자인이다’, ‘운 좋게 판매 개시일에 구입했다’, ‘원했던 초록색 모델을 손에 넣었다’ 등의 댓글이 게재됐다.

삼성전자는 일본 시장에 선보이는 갤럭시 S6의 단말기 상단에 ‘삼성’이라는 브랜드 로고 대신 현지 이통사의 로고를 넣으며 변화를 꾀했다.

삼성이라는 회사 명칭 대신 갤럭시라는 모바일 브랜드를 내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일본 시장에서 갤럭시S6를 띄우기 위해 ‘삼성’ 로고를 떼어내는 파격을 벌였다. 국내시장에서도 이 정도의 파괴력을 갖춘 마케팅적 ‘성의’(변화)를 보여야 소비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