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어요, 어머니"...중국 톈안먼 사태 주역 '입국 거절'

2015-04-26 13:57
중국 톈안먼 사태 학생 시위자, 미국 국적으로 중국 방문 시도했지만 '실패'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 [사진=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1989년 중국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 민주화 시위 학생지도자였던 슝옌(熊焱)의 고향 방문이 결국 좌절됐다.

홍콩 신보(信報)는 영국 BBC 방송 보도를 인용해 슝옌이 20여년만에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중국 후난(湖南)성 방문을 시도했지만 입국이 허가되지 않아 결국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25일 전했다.

미국에 망명하면서 현재 미국 육군 소령급의 군목사가 된 슝옌은 홍콩에서 입국 비자가 발급되지 않자 결국 시애틀을 거쳐 라스베이거스로 귀국했다.

라스베이거스 공항에 도착한 슝옌은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회 인권 소위의 크리스 스미스 위원장과 중국 민주 인사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으며 고향 방문 실패에도 "아직 어머니를 만날 수 있는 희망은 남아있다"며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또한 "톈안먼 사태는 민감한 사안이지만 어머니를 찾고자 하는 아들의 진심을 외면했다"며 중국 당국에 대한 섭섭함도 드러냈다. 슝옌은 이미 수 차례 중국 당국에 비자 발급을 거절 당했고 최근에는 중국 지도부에 어머니와 만남을 허락해달라는 공개서한까지 보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슝옌 환영행사에 참석했던 왕민(汪岷) 중국 민주화 단체 '중국민주당연합총부' 대리대표는 "이번 입국 거절은 국제법은 물론 인도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홍콩 정부가 미국 시민의 홍콩 방문 거부한 것은 자치권을 보장한다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헛점이 반영된 것"이라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1989년 톈안먼 사태는 당시 급진개혁주의자, 특히 학생들에게 추앙을 받아왔던 후야오방(胡耀邦) 전 당 총서기의 사망이 도화선이 돼 일어난 민주화 운동을 말한다. 후야오방의 장례식을 계기로 전국 대학, 시민층이 정치개혁을 요구하며 들고 일어났고 당시 당내 보수파였던 덩샤오핑(鄧小平) 정권은 이를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 계엄령을 선포해 무력진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