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후원금 의혹’ 일파만파…NYT 등 윤리적 문제 제기

2015-04-24 16:04
파문에도 백악관 출입 기자들이 뽑은 ‘차기 美대통령’ 1위에 여전히 클린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매체가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을 연이어 보도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NYT는 23일 지난 2009∼2013년 러시아인들이 미국 우라늄 생산력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우라늄 원’이라는 회사를 3차례에 걸쳐 점진적으로 인수하는 과정에서 ‘클린턴 재단’에 거액의 돈을 기부했다고 전했다.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이 이끌던 국무부가 우라늄 거래에 대한 인허가권을 가진 부처 중 하나였고, 공교롭게도 그 시기에 ‘우라늄 원’ 회장이 자신의 가족 재단을 통해 235만 달러(약 25억4000만 원)를 클린턴재단에 기부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대해 해당 매체는 “이들 기부가 우라늄 거래에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클린턴 재단에 특별한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자체 분석 결과,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후 클린턴재단의 주요 기부자이기도 한 회사나 단체로부터 연설 대가로 받은 돈이 최소 26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후원금 논란은 지난 19일 보수 성향의 연구소를 이끄는 피터 슈바이처가 ‘클린턴 캐시’라는 책을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이 책에는 외국 정부나 해외 기업들이 클린턴재단에 거액의 후원금을 전달하고 추후 국무부 정책의 수혜자가 됐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되자 현재 대권가도에서 열세에 몰린 공화당은 즉각 ‘클린턴 때리기’에 나섰다. 공화당 잠룡으로 꼽히는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지난 20일 보수성향의 폭스뉴스에 출연, 클린턴 전 장관을 향해 “부적절하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클린턴재단이 그간 열악한 여성 인권으로 악명높은 사우디 아라비아 등 중동국가들로부터 기부금을 거둔 사실을 언급하며 “외국 정부와 기관들로부터 나온 엄청난 돈을 받아온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클린턴 측은 이 같은 주장에 “앞으로 온갖 종류의 방해와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담담한 반응을 보이며 단순한 정치공세로 치부했다.

다만, 클린턴 재단은 소득신고와 회계감사를 다시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클린턴 재단이 2010∼2013년 동안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기부금 수억 달러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로이터 통신의 최근 보도에 반응한 것이다.

한편 이 같은 파문이 일고 있는 와중에도 현직 백악관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여전히 차기 미국 대통령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3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백악관 출입기자 69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63%가 클린턴 전 장관을, 21%가 부시 전 주지사를 각각 꼽았다.

대권도전을 선언한 쿠바계 약관 루비오 의원과 ‘진보 총아’로 꼽히는 워런 의원, 워커 주지사는 이보다 확연히 낮은 4%에 머물렀으며 조 바이든 부통령은 2%에 그쳐 존재감을 거의 나타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