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ㆍGS, 경영 정상화… ‘비온 뒤 땅 굳는다’

2015-04-23 14:55

[김승연 한화 회장]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오너 리스크 또는 업황 부진으로 장기간 어려움을 겪은 한화, GS가 묵묵히 추진해 나가는 특유의 오너경영을 바탕으로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복귀 이후 잇달아 대규모 수주 성과를 내더니 김 회장이 ‘사업보국’ 기치를 걸고 밀어붙인 방산업에서도 호재가 발생하고 있다.

GS는 경영난을 책임지는 허창수 회장의 무보수 경영이 업황 회복과 더불어 빛을 발하게 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부재로 이라크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 추가 수주가 지연됐지만 김 회장이 복귀하자마자 21억2000만 달러의 사회기반시설 공사 계약 건을 수주했다. 이는 김 회장과 이라크 정부간의 돈독한 관계를 증명하며, 향후에도 이라크 100만호 주택건설 사업에서 추가 수주 성과를 얻을 가능성을 보여줬다.

“태양광과 같은 미래 신성장 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며 그룹의 새 역사를 이끌 소중한 토대로 키워가야 한다”면서 일희일비하지 말고 묵묵히 추진해 나갈 것을 강조해온 김승연 회장의 태양광 뚝심도 결실로 이어졌다.

한화큐셀이 최근 미국에서 둘째로 큰 전력회사인 넥스트에라 에너지에 태양광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1.5GW의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태양광 수요가 견조한 미국에 판매되는 물량이기 때문에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돼 더욱 긍정적이다.

김승연 회장이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삼성 화학·방산 계열사 인수 빅딜도 좋은 조짐을 보인다. 군 당국이 5년간 북한의 핵, 미사일 대응에 8조7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계획하는 등 방위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 삼성 방산 계열 인수 후 기존 하드웨어 역량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더하게 되는 한화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또한 한화가 지난해 12월 군 납품을 시작한 차기다련장 미사일(천무) 개발 프로젝트가 올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군 당국은 천무 프로젝트에 2020년까지 3조3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며, 이는 한화의 천무 생산에 따른 신규 매출로 인식될 전망이다.
 

[허창수 GS 회장]

GS는 긴 적자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엿보인다. 우선 GS건설이 주택시장 호조에 힘입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GS건설은 1분기 국내 주택 수주에서 활발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저가수주 잔고가 정리되고 자산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도 개선되는 흐름이다.

허창수 회장은 지난해 GS건설의 영업적자에 무보수 경영을 할 것을 선언한 바 있다. 허 회장은 2013년 17억2700만원을 보수로 수령한 바 있으나, 지난해 GS건설의 등기임원 보수총액은 1억7600만원에 그쳐 허 회장 등 경영진이 약속을 지킨 것으로 보인다.

GS그룹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도 지난해 적자 폭이 컸으나 올들어 곧바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저유가로 인해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가 꾸준히 상향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제마진도 개선되는 추세다. GS칼텍스의 화학사업도 1분기엔 수익성이 저조했으나 2분기 들어 마진 폭이 커지고 있다.

허창수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궁하면 통한다”면서 “아무리 상황이 어렵더라도 목표와 꿈을 향해서 꾸준히 준비하고 변화해 간다면 어려움을 극복하고 도약의 발판을 다시 만들 수 있다”고 당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