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한철 JDX멀티스포츠 대표, “사업은 정직해야 하고, 골프와 인생은 배려이지요”
2015-04-23 00:06
JDX 브랜드 론칭 5년만에 매출액 1400억원 강소 기업으로 키워
“골프에서 캐주얼까지 멀티 스포츠의류 메이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이 목표
허인회·김태훈·박세리 등 프로골퍼 적극 후원
골프는 사업파트너와 관계 증진하는데 ‘최고’
2012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자 유선영, 지난해 일본골프투어(JGTO) 최장타자 허인회의 모자 전면에는 ‘JDX’라는 글자가 큼지막이 새겨져 있다. 이는 골프·스포츠캐주얼·등산·사이클 등 거의 전 스포츠의류를 생산·판매하는 JDX멀티스포츠의 간판 브랜드다. 골프쪽에서는 의류·신발·가방·장갑은 물론 볼까지 판매한다. 사업의 모태는 1985년 출범한 신한통상이었으나, JDX는 2010년 3월 공식 론칭했다. 5년이 갓 넘었는데도 웬만한 골퍼들은 다 아는 브랜드가 됐다.
“3년 전 유선영 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직후 우리가 메인 스폰서로 나섰지요. 유 선수 외에도 이정은·이미나 등에게도 의류후원을 했고요. 지난해 3월에는 허인회·박일환·김소희 등으로 골프구단을 창단해 본격적으로 선수들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올 3월에도 김태훈·박일환·곽민서·이으뜸 등 7명으로 제2기 골프단을 꾸렸습니다. 세계속의 한국여자골프가 있게 한 주인공인 박세리에게는 의류를 후원합니다. 이달초 여자골프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박세리가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입었던 옷이 바로 JDX입니다.”
김 대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난 15일 상무(국군체육부대) 소속 선수 10명을 후원하기로 약정을 맺었다. 프로골퍼로 활약하다가 군복무중인 허인회·맹동섭·박일환·박현빈·박은신·양지호·방두환 등이 그들이다. 이들에게는 골프의류는 물론 골프용품·이동버스·대회출전경비 등 일체를 지원한다. 이들은 오는 10월 경북 문경에서 열리는 세계군인체육대회에 한국대표로 나간다. 김 대표는 “한국의 골프브랜드 JDX가 국가적 행사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풀 스폰서를 맡기로 자임했다”고 말한다.
물론 JDX가 한국을 대표하는 골프의류 브랜드는 아니다. JDX멀티스포츠의 지난해 매출액은 1400억원이다. 올해는 16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골프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는 일찍 세웠다.
“한국 여자선수들의 기량은 세계 정상급입니다. 그런데도 한국을 대표하는 순수 골프브랜드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되지요. JDX멀티스포츠가 그 길을 개척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미국·일본·중국·유럽에 상표등록을 마쳤습니다. 2012년말부터는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이너 마시모 카이아초와 ‘컬러 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 덕분인지 JDX의 이미지·디자인·컬러가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또 일본 도레이사와 함께 첨단 소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올 가을·겨울 상품에는 그 소재가 반영된 신제품이 나옵니다. 그러면 JDX는 한층 고급화·다양화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겁니다.”
김 대표는 글로벌레이제이션의 첫 단계로 중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랜드와 트윈키즈 등의 한국 브랜드가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시장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지요. 우리도 사업 초창기인 1999년 중국 심양에서 동대문 밀레오레 스타일의 쇼핑몰을 운영하다가 여건이 맞지 않아 2년만에 철수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을 거울삼아 이번에는 조심스럽게 노크하고 있습니다. 우선 상하이에 안테나숍 형태의 직영매장을 개설하고 점차 확대해 나가려고 구상중입니다.”
JDX가 신생 브랜드로서 국내 시장에 연착륙하게 된 것은 김 대표의 올곧은 생각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 그는 ‘인생은 메아리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이쪽에서 먼저 베풀어야 저쪽에서도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기브 & 테이크’다. 이는 비즈니스나 골프·사랑·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매사에 남한테서 도움받기 전에 내가 먼저 사랑을 주어야 합니다. 내가 소리쳐야 메아리가 울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이 바로 배려요, 파트너십입니다. 특히 비즈니스는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소비자와 진실하게 소통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갖췄다고 자부합니다.”
그는 골프도 잘 친다. 그것도 골프규칙을 준수하면서 라운드를 마치려고 애쓴다. 그는 골프전문 브랜드 사업가이자 ‘열혈 골퍼’답게 “골프가 시간을 많이 소비하지만 그만큼 오랫동안 동반자와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지 않아요? 라운드 후 식사까지 포함하면 거의 하루를 동반자와 시간을 공유하면서 친구가 되고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는 겁니다. 관계를 증진하는데는 골프만한 것이 없다고 봐요.”라며 골프를 예찬한다.
골프를 좋아하는만큼 한국골프에 대한 아쉬움과 바람도 적지 않다. “골프에 대한 선입관과 편견을 지워야 합니다. 공직자들이 마음놓고 골프를 못하는 현실도 안타깝습니다. 많은 세금 탓에 골프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큰 걸림돌입니다. 저렴한 스크린골프가 보급돼 얼마나 많은 직장인들이 건전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까. 정부와 골프관련단체에서 잘 협의해서 비용을 낮춰야 합니다. 주말 기준으로 한 번 라운드하는데 10만원정도 든다면 누구든지 골프를 할 수 있고, 골프는 얼마든지 가족스포츠가 될 수 있습니다. 또 골프장을 늘리고 그 안에 한류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나 문화를 갖춰야 합니다. 그러면 앞으로 중국 골퍼들이 가족들과 함께 한국 골프장에 와서 골프도 치고, 먹고 즐기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
김 대표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또한가지는 한국 남자골프가 여자골프에 비해 위축돼 있다는 점이다. 그는 그 이유를 ‘여자선수들의 월등한 기량’에서 찾는다. 그래서 김 대표는 남자선수들을 더 많이 후원한다.
“대회를 창설하지는 않았지만 알게모르게 몇 몇 대회에 후원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남자골프계의 스타 발굴을 통한 남자골프 활성화를 위해 한 몫을 하려고 합니다. 한 쪽이 너무 앞서가면 한국골프의 생태계는 기형이 되고 말지요. 남자골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한국골프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김한철 대표는…
김 대표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을 연상시킨다. 큰 키도 그렇지만, 소탈한 인상의 자수성가한 사업가라는 점이 더욱 그렇다. 그는 JDX 브랜드를 론칭한지 5년만에 매출액 1400억원의 강소기업으로 키웠다.
JDX에는 깊은 뜻이 있다. ‘Joie De X Golf’의 줄임말인데 ‘Joie’는 프랑스어로 기쁨·환희의 뜻이다. X는 영어 알파벳의 스물 넷째 글자다. 스물 넷은 24시간, 24절기에도 있다. 요컨대 ‘하루종일, 일년내내 우리 옷을 입고 즐겨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만큼 JDX 브랜드는 한국을 너머 세계 시장을 겨냥하겠다는 포부도 담겨있다.
그는 2004년 골프클럽을 잡았다. 바로 그 해에 크리스탈밸리CC 8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고 2006년에는 한 자릿수 핸디캡을 기록했다. 베스트 스코어는 2언더파 70타, 현재 핸디캡은 5다.
2013년 스코틀랜드로 시장조사를 갔던 차에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에서 라운드할 기회가 있었다. 처음 라운드한 코스인데도 당시 80타를 쳤다. 마지막 홀에서 약 4m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하자 주위에 있던 약 200명의 관광객들이 박수를 쳐준 광경을 아직 잊지 못한다. “뜻밖의 박수를 받고 모자를 벗고 답례했는데 마치 프로가 된 느낌이었다”고 회고한다. 그 후에 더 골프에 빠진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10월 한국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에서도 공식 방송사와 함께 JDX 브랜드를 세계 골퍼들에게 드러낼 수 있는 방안을 연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