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 사의 표명] 새정치연합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대국민 사과해야"

2015-04-22 17:50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2012년 대선 자금을 포함한 전방위적 검찰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권 전반이 긴장에 휩싸이고 있다. 22일 국회 앞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성완종 리스트' 수사와 관련, 정부와 여당을 향해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22일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국민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여당 인사 8인에게 돈을 줬다는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폭로가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데도 정부·여당은 이에 대한 진상규명보다 국면 전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게 새정치연합의 주장이다.

서영교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이) 마치 먼 산 불구경 보듯 제 3자 입장에서 정치개혁을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이 난국을 타개하려면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해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이 총리 사퇴 의사를 보고받은 뒤 "정치개혁 차원에서 확실히 수사해 모든 것을 명백히 밝혀 달라"고 천명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측근 수사로 수세에 몰리자 야권 인사들까지 수사 대상으로 묶어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 원내대변인은 이어 "청와대와 국무총리, 광역 자치단체장 세 명, 새누리당 내 친박 실세 의원 때문에 국가경쟁력이 뚝 떨어졌고 국민의 삶은 피폐하기 짝이 없다"면서 "그런데 왜 사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총체적인 상황의 본류는 새누리당 아닌가. 새누리당이 국민께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이런 상황을 만들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해서 죄송하다고, 빨리 수사해 부패를 뿌리째 뽑아내겠다고 사과해야 한다"면서 "이 상황에서 아무도 사과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것은 정부와 여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유은혜 대변인도 오후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사과부터 하는 게 도리"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유 대변인은 "대통령 핵심 측근이 무더기로 부정부패에 연루됐고 마침내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는데도 총리를 임명한 대통령은 국민 앞에 한 마디 사과도 없다"면서 "'정치개혁 차원에서 수사하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이 사건의 본질을 숨기면서 사실상 검찰 수사에 지침을 내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새누리당 지도부는 야당이 총리 해임건의안을 제기하고 별도의 특별검사법을 요구한 것을 두고 "'성완종 리스트' 정쟁을 중단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대변인은 "새누리당은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의 악폐를 불러들인 장본인"이라면서 "이 총리 사의표명으로 엄정한 수사를 위한 걸림돌 하나를 없애고 나니까 이번에는 집권세력이 모두 나서서 사건의 핵심을 피해가기 위한 웅덩이를 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