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재개발 ABC 맞춤형 지원…'추진곤란' 28곳 직접 해제

2015-04-22 11:00
683개 구역 중 245개 구역 해제·327개 구역 유형별 관리
'정상추진' 융자한도 50억 상향·'정체' 코디네이터 등 파견

지난해 2월 26일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서울 종로구 창신·숭인 뉴타운 해제지구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듣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 서울시가 뉴타운‧재개발구역을 A(정상 추진), B(정체), C(추진 곤란)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눠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곳은 용적률 기준을 다양화하고 융자지원금 한도를 높여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사실상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곳은 대안사업 전환과 구역 지정 해제를 병행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같은 내용의 ‘뉴타운‧재개발 ABC 관리 방안’을 22일 발표했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착공 이전 단계의 뉴타운‧재개발 683개 구역 중 324개 구역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사업성 등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업 추진 여부를 주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왔다.

이 과정에서 전체 구역의 약 36%를 차지하는 245개 구역이 지정 해제됐다. 해제 지역 중 창신‧숭인, 성곽마을 등 56곳은 전면 철거가 아닌 대안 도시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나머지 483개 구역 중 추진 주체가 있는 327개 구역의 사업 동향을 집중 분석해 상황에 따라 A, B, C 등 3개 유형으로 구분해 관리키로 했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A 유형은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집중해 원활한 추진을 도울 계획이다.

지원 방안은 △기준 완화 △허용용적률 기준 다양화 △융자지원금 한도 상향 △재개발 임대주택 매입비 현실화다.

현재 3만㎡ 미만은 가구당 2㎡이상, 3만㎡ 이상은 가구당 2㎡ 이상 또는 구역면적의 5% 중 큰 면적을 확보하도록 돼 있는 공원 및 녹지비율을 5만㎡ 이상의 경우만 가구당 2㎡이상 또는 구역면적의 5% 중 큰 면적으로 확보하도록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변경한다.

또 허용용적률(20%)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적용 기준에 녹색건축 인증, 빗물관리시설 설치, 역사문화 보전 등을 추가해 사업성을 높인다.

사업추진위원회 및 조합의 운영자금 융자금 한도는 사업 초기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30억원(추진위 10억원‧조합 20억원)에서 50억원(추진위 15억원‧조합 35억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한다.

주민 간 갈등, 조합과 시공사간 자금지원 중단 등으로 사업이 정체된 B 유형은 전 구역에 코디네이터를 배치하고, 갈등이 깊은 곳의 경우 갈등조정 전문가를 파견해 주민 합의 도출과 진로 결정을 지원한다.

1단계로 전 구역의 현황과 갈등 요인을 지속적으로 점검 및 진단하고, 2단계로 주민간 갈등이 첨예한 구역에 갈등조정 전문가를 파견한다.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추진 주체, 자치구의 의견을 수렴해 선정한 10개 구역에 정비사업, 도시행정, 건축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파견할 계획이다.

정비(예정)구역 지정 목적을 상실했거나 주민의 과도한 부담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운 C 유형은 1단계로 서울시 28곳을 직접 지정을 해제하고, 2단계로 대안사업 전환을 유도한 뒤 해제를 추진한다.

1단계 직접 해제 대상은 강북구 우이동 291-224번지 일대 수유 4-2구역을 비롯한 28개 구역이다.

이들 구역은 5년 이상 장기간 예정 구역 상태로 사업이 정체된 구역 중 추진 동력을 상실해 추진 주체가 활동을 중지했거나, 건축행위 제한이 해제돼 건물 신축‧개량이 이뤄지고 있어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려운 곳이다.

구역 지정으로 인한 주민의 재산권 행사 제한, 주택 노후화 가속 등으로 주거환경이 악화돼 주민들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조속한 해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측의 설명이다.

2단계 해제 대상은 사업성이 낮아 주민의 과도한 부담이 예상되는 구역이 대상이다.

주민들의 해산 동의율이 높은 구역은 주민 과반수 동의로 해산하는 한시 규정이 내년 1월말까지 1년 연장돼 주민 스스로 해제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홍보해 진로 결정과 대안사업 전환을 지원한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대안사업 전환이 어려운 구역의 경우 조례 등 구체적 기준을 마련한 후 직접 해제를 추진한다.

단, 현재 주민 스스로 해제하는 추진위만 사용비 지원이 가능해 행정기관이 직접 해제하는 경우에도 비용을 보조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후 추진할 방침이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3년간 뉴타운‧재개발 갈등 수습 노력을 통해 주민들이 스스로 진로를 결정하고 투기광풍이 낳은 주민들의 갈등과 고통을 해소하고자 했다”며 “아직 진로가 결정되지 않은 구역에 대해서는 유형별 맞춤형 지원을 비롯해 공공과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체계적 관리 방안을 추진하고, 지금까지의 소모적 논쟁 보다는 바람직한 주거문화 조성 방향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