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업계도 '뉴노멀'...가격인하, 친환경으로 '중심(中心) 잡기' 공세
2015-04-21 12:54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자동차 시장을 사로잡기 위한 글로벌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들은 중국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며 중국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중심'(中心) 잡기'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 판매장려금(인센티브)과 무이자 혜택 제공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중국 자동차 시장 불경기, 외국기업에 대한 반독점규제, 중국시장 내 치열해진 경쟁, 어려워진 중국 딜러와의 협상 등 자동차 시장에 불고 있는 '뉴노멀'에 적응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해석된다.
독일 폴크스바겐 중국 합작법인인 상하이폴크스바겐(SVW)은 신형 세단 라만도(Lamando)를 포함한 전 모델의 가격을 1만 위안 가까이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SVW의 모회사인 SAIC는 "가격 인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면서 "자체 브랜드도 가격 인하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포드 자동차의 중국 합작법인 장안포드도 4월 한달 간 자동차 취득세 10%를 면제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장안포드는 향후 가격할인 외에도 다양한 인센티브 패키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우저우타오 베이징현대 부사장은 "이같은 방침은 중국증시로 돌아선 중국 투자자들이 자동차 시장으로 돌아올때까지 유지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오면 중국 자동차 시장이 성장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닛 루이스(Janet Lewis) 맥쿼리리서치 연구원은 "자동차 업계간 전면적 가격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최근 몇 달간 성장이 침체됐던 소형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가격인하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환율 덕을 보고 있는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 생산업체들은 가격인하에 있어 미국 경쟁업체들 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글로벌 업체들은 환경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도 제품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지난 20일 개막한 아시아 최대 자동차 전시회인 '상하이모터쇼'에서 선보여진 다양한 친환경 자동차는 이같은 추세를 대변한다.
BMW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X5 xDrive40e'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우디는 PHEV 콘셉트카 '프롤로그 올로드' 등 3가지 친환경 차량을 선보였다.
현대차도 쏘나타 하이브리드, 쏘나타 PHEV, ix35 퓨어셀, 투싼 PHEV 등 친환경차 4종을 선보였다. 쌍용차는 지난달 제네바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인 티볼리 EVR(전기차)를 중국 현지명 '티볼란'으로 중국에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에 순응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조치를 취하는 것은 자동차업계에선 흔한 일"이라면서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이 더욱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분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