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 인물분석②] 선조는 진짜 무능한 왕이었나?
2015-04-21 10:00
MBC 월화드라마 '화정'(극본 김이영·연출 김상호 최정규) 1회에서 박영규가 연기한 선조는 그야말로 백성을 등진 무능한 왕이었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조선을 뒤로한 채 파천했으며, 후궁 소생인 광해군(차승원)을 세자로 책봉해 방패막이로 삼았다.
전쟁이 끝난 후 수많은 백성과 조정대신들은 선조를 백성과 궁궐을 버리고 도망간 왕으로 여긴 반면, 광해군을 신뢰했다. 이에 선조는 광해군의 서자 출신을 들먹이며 세자 자리에서 폐위하고, 어린 영창대군을 옹립하려고 했다. 선조는 자신의 신임을 얻고자 노력한 광해군을 돌아보기는커녕 자신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춘 아들을 적으로 생각하며 시기할 뿐이었다.
결국 선조는 왕위를 둘러싼 권력 암투 속에서 김개시(김여진)가 내온 독이 든 탕약을 마시고 광해군 앞에서 숨을 거뒀다.
조선시대 왕 가운데 고종과 함께 무능한 왕으로 알려진 선조. 이에 명지대 사학과 한명기 교수는 "선조가 나약하고 능구렁이같은 면은 물론 있다. 하지만 임진왜란이라는 큰 국난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왕 자리를 끝까지 지켜냈고, 광해군을 앞세웠다고 해도 결국 국난을 겪은 것 자체는 왕의 업적으로 돌아간다. 때문에 선조의 정치감각, 시대감각을 함부로 재단할 수는 없다"고 견해를 드러냈다.
정성희 역사연구가는 '인물 한국사'를 통해 "선조는 명민하면서도 학문에 조예가 있었다. 그의 치세기는 임진왜란이라는 국가 위기 상황이었고, 정치적으로는 훈구세력이 몰락하고 신진세력이 등장하던 시기였다"며 "전쟁 후 국가를 제대로 재건했다면, 그는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위대한 군주로 남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화정'은 속도감 있는 전개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흡입력 있는 구성이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고귀한 신분인 공주로 태어났으나 권력 투쟁 속에서 죽은 사람으로 위장한 채 살아간 정명공주의 삶을 다룬 드라마로 매주 월, 화 오후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