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제, 황병서·최룡해 필두로 '핵심 실세 5인방' 드러내
2015-04-20 11:47
황병서·최룡해·김양건·리재일·리병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18일 새벽 아버지 김정일의 원수 칭호 수여일(4.20)을 앞두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김양건 노동당 비서, 리재일·리병철 당 제1부부장과 백두산에 올랐다.
백두산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백두혈통'의 상징으로, 김 제1위원장은 집권 이래 '장성택 처형' 결정 등 주요 계기 때마다 백두산에서 3대세습 체제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했다.
황병서는 '선군정치'의 군을, 최룡해는 내치, 김양건은 대외정책 전반, 리재일은 선전선동, 리병철은 군사 전반을 관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중 황병서와 최룡해는 김정은 체제를 이끄는 '쌍두마차'라 할 수 있다.
황병서는 지난해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서 군 총정치국장에 오른 이후 정치국 상무위원과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핵심 직책을 모두 꿰찼다.
군 총정치국 조직부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그는 2005년부터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으로 군을 관장하며 '고영희 아들 후계자 만들기'에 일조한 인물이다.
결국 황병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공고한 군 장악을 위한 대리인인 셈이다.
최룡해는 비록 황병서에 밀려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총리 다음가는 서열을 유지하고 있다.
김정은 체제 출범 당시 군 총정치국장으로 군을 '김정은의 군대'로 만드는데 기여한 그는 군복을 벗은 후 김정은 체제의 노동당을 이끄는 실권자가 됐다.
한 대북소식통은 "최룡해가 비록 황병서에 공식 서열이 밀렸지만 실제 핵심 그룹의 리더나 다름 없다"며 "장성택이 생존 시 공식서열에 무관하게 정권의 2인자로 활약했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김양건은 외교와 대남 등 대외정책 전반을 총괄한다.
김정일 시절부터 당 국제부장과 대남사업을 관장해온 그는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황병서, 최룡해와 함께 다녀갔다.
당 국제부장으로 대 중국 외교를, 통일전선부장으로 대남업무를 도맡아온 만큼 한반도 정세를 총괄적으로 파악해 북한의 외교정책을 세우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리재일은 향후 김정은 체제의 선전선동 업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3대 세습 체제의 우상화 선전선동을 총괄해온 원로한 김기남 선전선동비서가 최근 주석단에서 밀려나는 등 위상에 변화를 보여 리재일의 행보는 더욱 눈길을 끈다.
리재일은 지난해 9월 선전선동부 간부들이 대거 숙청되는 와중에서도 김 제1위원장의 공개활동을 밀착 수행했다.
김정은의 자동차 운전과 권총 사격 등 김정은 우상화 교육내용은 신문사 기자와 출판지도국장 출신인 그의 손에서 모두 나온다고 할 수 있다.
리병철은 공군사령관 출신으로 김정은 체제에서 일약 급부상한 실세다.
그는 현직 공군 사령관으로는 처음으로 국방위원에 오른 인물로 지난해 당 제1부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국방위원을 유지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의 막강한 신임을 받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들 5인방 중 2013년 11월 말 장성택 처형을 결정하기 위해 김 제1위원장이 백두산 삼지연군을 찾았을 때 수행했던 인물은 김양건과 황병서 2명 뿐인 것으로 미뤄 실세의 변화를 엿보게 한다.
당시 수행자는 이들 외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박태성·김병호·홍영칠·마원춘 당 부부장이며 이들 중 김병호와 마원춘은 좌천 등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