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중교통 요금 평균 20% 오를 듯… 잇단 공공물가 인상 '울상'
2015-04-16 10:00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이 이르면 하반기 평균 20% 가량 오른다. 매년 늘어나는 운영 적자와 무임승차 손실을 시민 주머니를 털어 메우겠다는 것으로 서민경제 주름살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는 16일 대중교통 요금 조정 의견청취(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요금 조정은 2012년 2월 버스·지하철 기본요금 150원 인상 이후 3년4개월 만이다.
이 의견청취(안)이 본회의 뒤 버스정책시민위원회, 물가대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요금조정 폭, 시행시기 등을 결정해 6월 말 조정한다.
서울시는 체계적 요인 분석 결과를 토대로 1안 '지하철 250원, 버스 150원 조정'을 기본안으로 추진한다. 이 경우 운송원가 보전율은 지하철 68.8%→82.6%로, 버스 78.6%→88.8%로 오르게 된다.
어린이·청소년 요금은 경제여건을 고려해 동결키로 했다. 다만 어린이는 현금 할증을 폐지하고 교통카드나 현금 모두 동일한 요금이 부과된다. 청소년은 버스 이용시 신분 확인 등으로 인한 운행 지연 및 사고 예방 차원에서 현금에 한해 성인요금을 적용한다.
서울시는 요금 조정의 필요성으로 △원가보다 낮은 요금으로 적자 증가 △시민 안전위한 노후시설 등 재투자 △무임수송 적자 가중 △환승할인에 따른 운송기관 부담 심화 등을 꼽았다.
하지만 최근 주민세, 자동차세에 이어 담배값까지 잇단 공공물가 인상으로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다. 자칫 서울시 산하 양 공사에 대한 재정지원의 한계를 시민들에게 떠넘긴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메트로(1~4호선)·도시철도공사(5~8호선), 양 공사의 2014년 운영적자는 4245억여 원으로 2012년 대비 14.2% 증가했다. 버스도 이 기간 3092억여 원의 마이너스 살림을 살았다. 반면 세수감소, 복지비용 증가 등으로 시 재정은 매년 어려워져 지하철 양 공사 출자금 지원에 곤란을 겪고 있다.
아울러 고령화사회로 들어서며 급격히 늘어나는 무임승차도 지하철 운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작년 무임승차 인원은 2억4900만명으로 전체 이용객의 13.7%, 손실비용이 2880억여 원(당기순손실 4245억여 원의 67.8%)에 이른다.
그해 65세 이상 서울의 어르신인구는 114만명으로 전체 시민의 11.4% 가량을 차지한다. 이런 추세라면 2020년에는 14.6%(148만명)으로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2007년 7월 경기도, 2009년 인천시에 이어 2012~2014년 신분당선·용인경전철·의정부경전철 등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 확대로 매년 약 7000억원의 환승손실금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요금 조정 이후 대중교통 안전분야 재투자에 집중하는 한편 운송기관 자구노력으로 수익창출 및 비용절감을 통한 적자 해소와 서비스 개선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서울시 김경호 도시교통본부장은 "그동안 요금 인상이 미뤄졌으나 심도 깊은 논의와 의견 수렴 과정으로 조정을 추진한다"며 "지하철과 버스가 시민 기대에 부응하는 안전·서비스 수준을 갖추도록 지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