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100선 안착… 증시로 '머니무브' 가속

2015-04-15 16:54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코스피가 거의 4년 만에 2100선을 넘어 안착하면서, 증시로 돈이 들어오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증시 거래대금이 이달 들어 하루 평균 10조원에 맞먹고 있고, 13조원을 넘기는 날까지 나왔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내리기 직전인 2014년 7월 말부터 전월 말까지 8개월 간 자산운용사 수신액과 증시 투자자예탁금 증가액은 총 5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운용사의 수신 잔액은 2014년 7월 말 357조8000억원에서 전월 말 410조원으로 8개월 사이 52조1000억원(14.6%) 늘었다. 반면 1년짜리 예금금리가 연 2%대로 떨어지면서 은행 정기예금은 같은 기간 563조원에서 547조원으로 약 3% 줄었다.

저금리로 갈 곳을 잃어버린 돈은 증시로 몰리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014년 12월 6조130억원에 머물렀지만, 올해 1월 7조176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본격적인 증가세로 돌아섰다. 2월이 7조5090억원, 3월 8조860억원, 4월은 9조8040억원으로 달마다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코스피가 2100선을 돌파했던 전날에는 하루에만 13조2970억원어치 주식이 거래됐다. 역대 아홉째로 많은 규모로, 2011년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기조로 인해 머니무브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저금리로 기업금융 시장이 개화하고 리테일 자금은 중위험자산에 투입되고 있다"며 "2007년까지 강세장을 보면 예금에서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이동했지만, 올해에는 주가연계증권(ELS)을 경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다만 분위기에 휩쓸려 무턱대고 주식투자에 나서는 '묻지마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최근 빚을 내 주식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매하는 신용융자거래 잔액은 3월 20일 기준 6조288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8월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점을 감안하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뒤늦게 뛰어들어 추격매수에 나섰다가 손실을 볼 수도 있다"며 "증시가 살아날 때일수록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고 전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미 여러 호재가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코스피 상승을 지속적인 흐름으로 판단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119.96, 694.44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0.39%, 1.38%씩 올랐다. 코스피가 나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코스닥도 숨고르기 하루 만에 강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