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팔레스타인·이라크 공관만 방탄차 배치…IS 급조폭발물(IED) 등은 방호 안돼

2015-04-14 07:00
예산·우선 순위에 팔레스타인·이라크 공관만 방탄차 배치
방탄차량, AK-74 소총탄만 방호…급조폭발물(IED)에는 미흡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정부는 13일 주 리비아 트리폴리 한국대사관이 전날 무장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은데 따른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이기철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가 주재하는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개최해 현지에 체류 중인 30여명의 우리 교민의 안전대책을 논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공관원의 피해는 없었지만 현지 경비원이 사망하고 했으니 오늘 회의에서 철수 권고를 포함한 교민 안전을 재점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지역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테러는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테러와 총격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차량에 폭발물을 적재해 빌딩으로 돌진하거나 옷 속에 폭탄을 매고 사람들과 차량에 접근해 자폭하는 방식이다.

또 이번 리비아 대사관 공격처럼 차량으로 빠르게 접근해 총격을 가하고 도주하는 방식도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 외교관들이 나가 있는 중동지역 가운데서는 팔레스타인과 이라크에에 방탄 차량과 조끼를 착용하고 있다.
 

정부는 13일 주 리비아 트리폴리 한국대사관이 전날 무장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은데 따른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사진은 총탄 자국이 선명한 주리비아 한국대사관 경비초소의 모습.[사진= 신화사]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지의 위험 상황에 따라 본국에 방탄차와 방탄조끼 구입을 건의 한다"면서 "그러나 시급성과 우선 순위에 따라서 예산배분을 하고 있어 공관별로 방호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과 이라크에서 활용하는 방탄차량은 중동지역에서 널리 쓰이는 AK-74 소총의 7.62mm x 39mm 구경 탄환을 방어할 수 있는 수준의 급조폭발물(IED)을 방호하기에는 미흡한 수준이다.

이날 대책회의에서는 리비아뿐 아니라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발호로 정세가 불안한 아프리카·중동지역 전체 우리 교민의 안전대책도 함께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전문가들은 "미국과 그 동맹국을 겨냥한 IS의 추종세력들의 테러가 계속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와 총격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미국과 그 동맹국을 겨냥한 IS의 추종세력들의 테러가 계속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와 총격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 트위터 계정 'Middle East Eye' ]


정부는 이와 함께 이번 공격에 대한 논평과 함께 현지 공관원(외교관 2명, 행정원 1명)을 튀니지 임시 사무소로 일시 철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정부는 리비아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간 전투가 격화하는 등 정정불안이 심화함에 따라 작년 7월 현지 주재 공관원 일부를 인근 국가인 튀니지로 임시 철수시켜 트리폴리에 있는 공관원과 2주 간격으로 교대 근무를 하도록 해왔다.

정부는 리비아 주재 한국대사관에 대한 공격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의한 공격인지, 한국대사관을 목표로 삼았는지 등 사태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리비아 현지시간으로 12일 오전 1시20분께 차량에 탄 무장괴한이 트리폴리 아부나와스 지역에 있는 한국 대사관 앞에서 기관총 40여발을 난사, 대사관 밖 경비초소에서 근무 중이던 리비아 내무부 외교단 경찰단 소속 경찰관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우리 공관원들의 피해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