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막살인 김하일 현장검증 "태연히 시신 훼손·유기 장면 재연"
2015-04-13 12:57
이날 현장검증은 아내인 한모(42·중국 국적)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장소인 김씨 주거지인 원룸에서부터 시작됐다.
원룸 건물 앞에는 '증거품'이라고 쓰인 종이가 붙은 출퇴근용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다. 김씨는 이 자전거를 타고 토막시신을 시화방조제까지 옮겼다.
오전 10시께 진청색 운동복에 형광색 조끼 차림으로 경찰 승합차량에서 내린 김씨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 없이 형사들에 이끌려 검증장소로 이동했다.
주변에 모인 주민들은 "너가 인간이냐", "너 때문에 중국동포들이 욕먹는다"며 웅성댔다. 한 주민은 "실물로 보니 체구도 작은데 어떻게 그런 끔찍한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 한 관계자는 "김씨는 원룸 안에서 부인을 둔기로 때리고 목 졸라 살해하는 장면을 태연하게 재연하고 있다"며 "경찰조사 당시에도 김씨는 다른 피의자들과는 달리, 굉장히 차분하게 조사에 임했다. 긴급체포 첫날 점심식사 때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웠을 텐데도 밥을 남김없이 먹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검증은 살해 및 시신훼손 현장 이후 한씨의 팔과 다리를 유기했던 조카의 집 옥상, 토막시신 유기장소인 시화방조제 주변 등 모두 5곳에서 진행됐다.
김씨는 토막시신을 차례로 유기하는 장면을 재연한 뒤 호송차로 돌아오면서 "자수할 생각은 안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살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고 답했다.
경찰은 현장검증 후 프로파일러 참관 조사 등을 벌인 뒤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방침이다
김씨는 지난 1일 오전 11시께 시흥시 정왕동 주거지에서 아내 한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한씨를 목졸라 살해한 뒤 이튿날 집안 화장실에서 시신을 훼손, 시화방조제 인근 등 4곳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