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협상 ‘조력자’ 하메네이 “미국은 IS 지원세력”…보수파 의식한 듯 美맹비난
2015-04-08 16:29
친미노선으로 분류되는 것 경계…협상 지지와 대미관계는 별개 강조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이란 핵협상 타결의 숨은 조력자로 꼽히는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협상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고 미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협상 타결 이후 별다른 공식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던 하메네이는 7일(현지시간) SNS상에 “시온주의자(이스라엘)와 서방, 특히 미국은 테러조직이 무슬림 국가를 상대로 만행을 저지르는 것에 (오히려) 만족한다.이들은 ISIS(이슬람국가 IS의 옛명칭)를 격퇴하는 데 관심이 없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 같은 하메네이의 발언은 이번 핵협상 타결로 자신이 친미·친서방 노선으로 분류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데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지지 세력인 보수파가 반미 성향이 강한 탓에 핵협상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친미·친서방으로 확대되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메네이는 핵협상 잠정 타결 뒤 사실상 첫 공식 언급에서 미국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지원세력으로 규정함으로써 핵협상과 대미 관계는 별개라는 점을 분명히 해 보수파의 불만을 무마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이란 최고 권력층 사이에서 핵협상을 옹호하며 하메네이에게 감사를 표하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아야톨라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국정조정위원회 위원장, 하산 피로우자바디 합참의장 등도 5일 핵협상 결과를 옹호한다고 밝히면서 협상팀을 지지한 최고지도자(하메네이)에게도 감사한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보수파를 대표하는 권력기관 수장들이 이처럼 협상을 지지함과 동시에, 협상의 막후 조정자로 알려진 하메네이를 적극 두둔하고 나서면서 이란 내에서 반대파의 입지는 한층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