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일리노이 10대 흑인, 경찰 총 맞고 사망…'인종차별' 다시 도마에
2015-04-07 15:25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에서 10대 흑인이 경찰 총에 맞아 사망했다.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백인 경관이 흑인 마이클 브라운(18)을 사살한 지 8개월여 만이다.
AP통신은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일리노이주 북부 자이온시에서 고교생 저스터스 하우웰(17)이 경찰이 쏜 2발의 총을 등에 맞고 숨졌다고 6일 보도했다. 첫 번째 총알은 하우웰의 비장과 간, 심장에 치명상을 입혔고 나머지 한 발은 오른쪽 어깨를 관통했다고 검시소 측이 전했다.
사건 발생 당일 경찰은 오후 1시 55분쯤 “거리에서 누군가 언쟁을 벌이며 싸우고 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경찰이 도착하자 하우웰은 달아나기 시작했고 경찰은 뒤를 쫓다가 총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하우웰이 트라몬드 피트(18)를 만나 그에게서 권총을 사려고 했으나 돈을 내지 않고 갈취하려다 싸움이 났다”며 “우리가 도착한 후 하우웰은 손에 총을 쥔 채 달아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경관은 하우웰이 자신이 쏜 총에 맞자 그에게 다가가서 소지하고 있던 총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발포한 경찰관에 대해 “경력 9년 차인 32세 경관”이라고 밝힌 후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휴직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하우웰의 가족은 “당시 하우웰은 무기를 소지하지 않았으며 경찰이 부당하게 총을 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역 주민은 ‘하우웰을 위한 정의(Justice for Justus)’라는 구호를 외치며 촛불 집회를 열었다.
연방 법무부는 지난달 8일 “지역 법원과 경찰이 상습적으로 흑인을 차별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법무부는 “경찰과 법원이 흑인에게 집중적으로 각종 과다한 벌금을 물려 시 재정을 확충해왔다”고 꼬집었다.
미 흑인 인권단체 ‘맬컴 그래스루츠 무브먼트(MXGM)’는 지난 2012년 보고서에서 “미국에서 평균 28시간마다 흑인 1명이 경찰 혹은 자경단(自警團)이 쏜 총에 목숨을 잃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