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 변수-①스윙보터] 무당층·40대·화이트칼라, 승부 ‘방향타’

2015-04-06 16:54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스윙보터’를 잡기 위한 여야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스윙보터란 여·야와 보수·진보 등 특정 정당이나 이념과 거리를 둔 △40대(세대) △무당층(이념) △중도층(정당) △화이트칼라(계층) 등을 말한다. [사진=아주경제 그래픽팀]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4·29 재·보궐선거의 막이 올랐다. 이번 4월 재·보선은 박근혜 정부 3년차 정국주도권 향배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통한다. 국회의원 재·보선은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 중원 △인천 서구·강화을 △광주 서구을 등 4곳에 불과하지만, 사실상 박근혜 정부의 중간평가인 만큼 20대 총선의 전초전적 성격을 가질 전망이다. 아주경제는 △스윙보터 △프레임 전쟁 △세대별투표 △일여다야 △이슈파이팅 등 재·보선 변수를 통해 전체 판세를 분석한다. <편집자주>

“스윙보터(swing voter·특정 정당이 아닌 이슈 등에 따라 정치적 선택을 달리하는 계층)를 잡아라.”

4·29 재·보선을 앞두고 ‘스윙보터’를 잡기 위한 여야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스윙보터란 여·야와 보수·진보 등 특정 정당이나 이념과 거리를 둔 △40대(세대) △무당층(이념) △중도층(정당) △화이트칼라(계층) 등을 말한다. 

특히 4월 정국이 시작되자마자 4·29 재·보선 지역의 권역에서 ‘무당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선거 당락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각각 ‘보수와 진보’ 계층을 선점한 상황에서 중간지대를 잡는 쪽이 재·보선 최종 승자로 등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재·보선 권역, 수도권·호남 무당파 ‘증가’

6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4월 첫째 주 정당 지지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에서 박근혜 정부 1차 승부처인 4·29 재·보선 지역의 권역인 △서울 △인천·경기 △광주·전라 등에서 무당층이 급증했다.
 

박근혜 대통령. 6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4월 첫째 주 정당 지지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에서 박근혜 정부 1차 승부처인 4·29 재·보선 지역의 권역인 △서울 △인천·경기 △광주·전라 등에서 무당층이 급증했다. [사진제공=청와대]


서울 지역 무당층의 증가율이 7.1%포인트(23.7%→30.8%)로 가장 많았고, 이어 △광주·전라 3.9%포인트(34.0%→37.9%) △경기·인천 3.1%포인트(27.8%→30.9%) 등이었다. 

전체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 37.2%, 새정치연합 27.8%, 정의당 3.8%였고 무당층은 지난주 대비 1.5%포인트 증가한 29.7%로 30%대에 근접했다.

재·보선 지역의 권역별 정당 지지도 상하 폭을 살펴보면, 서울과 인천·경기에서 새누리당은 2.3%포인트(31.9%→34.2%), 2.4%포인트(35.4%→33.0%) 상승했다. 반면 제1야당은 5.4%포인트(33.7%→28.3%), 0.1%포인트(30.9%→30.8%) 각각 하락했다.

특히 천정배 무소속 후보의 바람이 거센 호남권에서 새정치연합은 지난주 대비 2.9%포인트 (44.4%→41.5%) 하락하면서 무당층과 불과 3.6%포인트 차밖에 나지 않았다.

중도층에서 여야의 희비곡선도 엇갈렸다. 여당은 중도층과 중도·보수층에서 4.7%포인트, 3,2%포인트 각각 상승했지만 제1야당은 3.8%포인트, 7.2%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적어도 4월 재·보선 지역의 권역에선 미세한 판세 변화가 엿보인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스윙보터, 너는 누구냐…중간층 공략 본격화

관전 포인트는 ‘스윙보터’의 이동 여부다. 2002년 대선과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시민 권력론’을 앞세운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와 박원순 당시 무소속 후보가, 2007년 대선과 2012년 대선에선 ‘경제 성장론’과 ‘생애주기별’ 복지론을 편 보수정당의 이명박·박근혜 후보가 권좌에 올랐다.

대통령 직선제를 일군 1987년 체제 이후 대선의 승부도 △40대 △수도권 △무당층 △화이트칼라 등 스윙보터가 결정지었다.
 

이에 따라 통상적으로 25% 안팎의 낮은 투표율을 보이는 이번 재·보선에서 ‘스윙보터’가 소극적인 투표 성향을 보인다면, 투표 결집력이 높은 고령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새누리당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


여야의 고민은 ‘스윙보터’의 유인책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40대·무당층 등은 여야의 낡은 구도가 아닌 새로운 비전에 따라 전략적으로 움직인다. 2017년 체제에 대한 새로운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투표장에 나올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통상적으로 25% 안팎의 낮은 투표율을 보이는 이번 재·보선에서 ‘스윙보터’가 소극적인 투표 성향을 보인다면, 투표 결집력이 높은 고령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새누리당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야권이 이번 재·보선에서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친환경무상급식’을 고리로 40대 중도층과 수도권 등을 공략한 전략을 재연할 경우 ‘굿바이 역전 히트’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2002년 대선에서 수도권 유권자 중 50.5%가 야권의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지만, 5년 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52%를 던졌다”며 “그만큼 한 번 결집하면 무섭게 중간지대를 만들어버린다. 이번 재·보선은 스윙보터 유인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얼미터 조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선전화(50%)와 유선전화(50%) 병행 RDD 방법을 통해 실시했다.

응답률은 전화면접 19.3%, 자동응답 4.7%였다. 통계보정은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연령·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반면 야권이 이번 재·보선에서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친환경무상급식’을 고리로 40대 중도층과 수도권 등을 공략한 전략을 재연할 경우 ‘굿바이 역전 히트’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진제공=새정치민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