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2015]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 손익계산서 들춰보니…

2015-04-07 12:00
골프대회 한 번으로 320억원 버는 ‘남는 비즈니스’…9일 미국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티오프…이익 중 일부 골프발전 위해 투자하는 ‘선순환’ 구축

 

타이거 우즈가 2013년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 최종일 12번홀(파3)에서 티샷하고 있다.  대회 개최지인 오거스타내셔널GC는 '선수와 관중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한다'는 목표아래 대회를 치른다.                                                 [사진=SI 홈페이지]




[오거스타(미 조지아주)=김경수 기자]

‘원없이 벌고 쓸만큼 쓴다. 그러고도 매년 큰 이익을 남기는 최고의 골프 이벤트’

웬만한 골퍼들은 무엇을 말하는지 눈치를 챌 듯하다. 바로 9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개막하는,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 얘기다.

마스터스는 1934년 창설된 이후 줄곧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남자골프 4개 메이저대회 중에서 역사가 가장 짧은데도 불구하고 브리티시오픈에 버금가는 명성을 얻은데는 이같은 ‘동일 장소 개최’ 효과도 한 몫을 했다.

마스터스를 개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GC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정통 회원제골프장이다. 3년전에야 여성에게 처음 문호를 개방할만큼 폐쇄적인 운영을 하는 곳이다.

그렇지만 마스터스를 위해서는 많은 것을 희생한다. 마스터스는 해마다 4월 둘째주에 열린다. 대회가 끝나면 5∼10월 5개월간 골프장 문을 닫는다. 이듬해 대회를 더 완벽한 조건에서 치르기 위한 조치다. 약 300명의 회원들은 이에대해 불평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연중 한 번 벌이는 행사를 위해 반 년을 참고 기다리고 것이다.

그런만큼 운영도 흠잡을데 없이 하고, 이익도 많이 낸다. 돈만 갖고 얘기할 경우 “오거스타내셔널GC는 마스터스 골프대회 하나로 엄청나게 돈을 벌고 그 돈을 골프발전을 위해 통크게 쓴다”는 표현이 적절할 성싶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올해 마스터스 손익계산서를 미리 작성해봤다.

먼저 수익이다. 오거스타내셔널GC에 오는 사람들은 대회를 보기도 하지만, 친지들을 위한 마스터스 기념품을 사기 위한 목적도 있다. 골프장 입구에 있는 기념품 판매장은 일주일 내내 붐빈다. 들어가기 위한 줄이 100m이상 길게 늘어선 광경은 일상화되다시피했다. 마스터스는 각종 대회 기념품 판매로 4750만달러(약 519억원)를 벌어들인다.

마스터스는 아무나 관전할 수 없다. 본 대회는 물론이고 연습라운드 입장 티켓도 구하기 힘들다. 월∼수요일의 연습라운드(65달러) 및 목∼일요일(325달러)의 본대회 티켓 판매로 3475만달러(약 380억원)를 거둬들인다.

마스터스 중계는 60년동안 미국 CBS가 도맡았다. 케이블은 ESPN이 담당한다. 마스터스의 미국내 중계수익은 거의 제로(브레이크-이븐 포인트)다. 대회를 마친 후 CBS가 중계비용을 청구하면 오거스타내셔널GC측은 협력파트너인 IBM AT&T 메르세데스-벤츠로부터 받은 600만∼800만달러를 고스란히 지급한다. 세 기업은 대회기간 CBS로부터 시간당 4분 정도의 광고혜택을 받는다. 단, 세계 190개국에서 방영하는 해외 중계권료는 받는다. 이 액수가 2500만달러(약 273억원)에 달한다. 그밖에 코스 곳곳 매장에서 파는 음식료 대금으로 775만달러(약 85억원)를 벌어들인다.

수익을 모두 합하면 1억1500만달러(약 1257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기념품 주문·판매에 따른 원가 등을 빼면 실제 수입은 9840만달러라고 한다.

지출은 간단하다. 대회를 위한 코스 및 운영 관리에 5000만달러(약 546억원)를 들인다. 선수들을 위한 상금은 900만달러(약 98억원)다. 지출총액은 5900만달러(약 645억원)다.

수익에서 지출을 뺀 이익은 4840만달러(약 529억원)다. 이 가운데 세금(최고세율 39.6%) 1920만달러(약 210억원)를 빼면 순이익은 2920만달러(약 319억원)에 달한다.

골프 대회 하나를 유치해 300억원이 넘는 순익을 내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메이저대회 타이틀에 걸맞은, 메이저급 비즈니스 수완이 아닐 수 없다.

오거스타내셔널GC는 이 순익을 골프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쓴다. 아시아·태평양과 라틴아메리카 아마추어대회를 개최해 유망주들에게 마스터스 출전권을 주고, 꿈나무 골퍼들을 위한 ‘드라이브, 칩 & 퍼트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2011년엔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 재단’을 설립해 다양한 골프활동을 벌이고 ‘퍼스트 티’ 프로그램을 통해 골프 발전에 이바지한다.

빌리 페인 오거스타내셔널GC 회장은 “이 모든 활동은 골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데 우리의 책임을 하는 일”이라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매년 이익의 일부를 골프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터스는 앞으로도 더 많은 돈을 벌어 골프를 위해 더 많은 돈을 쓰는 선순환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2015 마스터스 추정 손익계산서
              ※자료:골프다이제스트, 단위:만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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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수익         구분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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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권 판매    3475      대회 운영       5000
기념품 판매    4750      상금                900
TV중계권료    2500
음식료 판매     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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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1억1500                      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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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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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1920(세율 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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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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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거스타내셔널GC가 마스터스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마스터스를 통해 돈을 긁어모은다는 이미지.
                                                                                                   [그림=골프다이제스트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