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명절 신풍속도 등장...바코드 묘지, 온라인 추모, 대리성묘 성행

2015-04-05 12:40

중국 충칭(重慶)시의 한 국립묘지에서 한 시민이 스마트폰으로 묘비 위에 새겨진 바코드를 스캔하고 있다. [충칭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4대 전통 명절 중 하나인 청명절(淸明節·조상의 묘를 찾아가 참배하는 날)을 맞아 신(新)풍속도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일간지 매경망(每經網)은 인터넷 산업의 급성장과 모바일 보급 보편화에 따라 바코드가 붙은 묘비가 올해 청명절(4월5일) 기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고 4일 보도했다.

바코드 묘비는 항저우(杭州), 닝보(寧波), 타이저우(臺州) 등의 도시를 중심으로 전국의 공동묘지에서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이 묘비에 붙어있는 바코드를 스캔하면 묘비 주인의 신상정보와 업적, 남겨진 추도사 등을 한 눈에 찾아볼 수 있다. 모비엔 비밀번호가 등록돼 일부 가족에게만 공개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이에 많은 중국인들은 단순히 묘소를 찾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선조들의 지난 생애를 다시 한번 돌이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개인 정보가 쉽게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성묘를 하는 '온라인 추모'도 확산되고 있다.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 기념관을 만들어 놓은 뒤 여기에 돌아가신 분의 사진이나 스토리, 편지나 추모음악을 게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돌아가신 분들이 생전에 즐겨했던 술이나 담배, 꽃을 바칠 수도 있다. 특히, 인터넷에 친근한 30대와 40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간에 쫓기는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대리성묘' 또한 지난해부터 성행하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에서 '대리성묘'를 검색하면 200위안에서 2000위안까지 다양한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추가적으로 묘지 앞에서 대신 울어주는 서비스, 헌화,  묘 주변 청소, 제사의식 등의 대행서비스를 신청할 경우 별도 비용을 내야 한다. 대신 울어주는 서비스는 3분에 100위안(약 1만8000원) 정도며, 10명이 함께 울어주는 단체 서비스를 신청하면 1명당 90위안의 비용이 부과된다.

주문 요청이 많아 최소 5일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할 정도로 인기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중국인들은 대리성묘에 대해 ‘전통문화에 대한 모욕’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신풍속도를 반영하듯 청명절 연휴(4~6일) 첫째 날인 4일, 전국 각지의 묘지를 찾은 성묘객은 연인원 67만5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3.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매경망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