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임직원이 회사의 주인, 주인답지 않을 때 다른 사람들이 주인행세”

2015-04-01 10:10
내·외부적 혼란 전시(戰時)상황 방불… 조직안정화 우선시 돼야
직원들에게 담화문 보내 밝혀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여러분께 드릴 수 있는 것은 피와 수고, 눈물과 땀뿐입니다.”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사진)은 1일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담화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2차대전 당시 윈스턴 처칠이 국민에게 호소했던 말을 인용한 것으로 현재를 전시상황과 유사하다 보고, 위기돌파를 위해 모두가 힘써줄 것을 주문했다.

고재호 사장은 이날 담화문에서 “최근 대표이사 미선임 이슈로 회사 안팎에 혼란이 초래되면서 회사는 미증유의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여러 분야에서 관심과 우려가 쏟아졌지만 그 누구보다도 우리 임직원들이 가장 많은 걱정을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DSME호를 책임지고 있는 사장으로서 현재의 상황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빠른 시일 안에 정리되기를 소망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고 사장은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들도 예산삭감과 구조조정 등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디플레이션 등 국내외의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면서 “회사 내부에서는 영업, 생산, 재무 등 큰 축들이 흔들리고 있고, 상선 수주도 경쟁국 및 동종업계의 사활을 건 도전으로 ‘승자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고 사장은 외부 상황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내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회사의 존속가능성을 당연시 여기는 낙관주의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그는 “DSME는 우리들뿐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안정적 고용과 수익을 실현해야 하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같은 존재”라며 “특히 임금은 생산성과 물가에 연계되는 상식이 무시되고 동종업계와의 단순비교를 통한 적당한 타협만 반복된다면, 우리가 ‘거위의 배’를 갈라 버리는 성급함의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재호 사장은 “우리 임직원들이 단연 회사의 제 1의 주인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주인이 주인다운 생각과 행동을 하지 않을 때, 종국에는 다른 사람들이 대신 주인 행세를 하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선배들은 세계 최초, 세계 최대, 세계 최고의 제품들을 인도하며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써 왔다”면서 “우리 세대도 지속경영을 통해 조선해양산업의 발전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국가, 더 나아가 인류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공헌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자”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