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건설업종 중소전문건설업체들이 건설공사가 많은 경인지역(경기‧인천 등)의 공정거래위원회 지방사무소 추가 설치를 건의했다. 중소업계가 직접 공정위 조직 및 인력 부족 등 사건 처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점을 지적한 셈이다. 또 일부는 이른바 리턴 등 탈법행위·발주기관 불공정행위 고충을 토로했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31일 건설업종 분야의 중소 수급사업자인 전문건설업체 대표 12명 및 전문건설협회 관계자 등과의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인들은 중소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하도급대금 관련 불공정 행위가 상당부분 개선됐다고 평가하면서도 “공정위 조직 및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사건 처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기‧인천 등 건설공사가 많은 경인지역에 공정위 지방사무소를 추가 설치해줄 것을 건의했다. 일부는 일명 ‘리턴(하도급대금으로 이미 지급한 현금을 되돌려 받은 후 어음이나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등이 재지급되는 식)’ 등 탈법행위·발주기관 불공정행위에 대한 실제 고충을 털어놨다.

이에 정재찬 위원장은 정부 시야가 미치지 않는 교묘하고 은밀한 불공정행위까지 개선하기 위해 중소 전문건설업체들의 익명신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재찬 위원장은 새로운 제도 도입 후 불공정거래를 경험한 중소기업수가 평균 20∼30% 감소하는 등 그간 도입한 제도들이 일정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의 시야가 미치지 않는 곳에서 불공정거래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불공정행위 익명제보센터를 운영, 중소 전문건설업체가 많이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5일 공정위가 구축한 불공정행위 익명제보센터는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익명으로 하도급 거래 불공정 행위를 제보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따라서 익명 제보 사건도 신고사건에 준해 조사‧처리된다.

정 위원장은 “중소기업들이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의 성과를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보다 교묘하고 은밀하게 이뤄지는 불공정행위 적발을 위해 익명 제보 처리 시스템을 활용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하도급대금 지급 실태조사 당시 중소사업자의 84.3%가 1년 전에 비해 개선됐다고 응답한 만큼 공정위가 도입한 제도들이 일정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간담회를 통해 알게 된 새로운 불공정행태들처럼 개선을 위해서는 익명 제보 처리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