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분쟁' 끝낸 삼성-LG, 최고위층 결단 주효했다

2015-03-31 15:51
-글로벌 시장에서의 제품과 기술 경쟁 집중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삼성과 LG가 '통 큰' 결단을 내렸다. 진행 중인 법적 분쟁을 모두 끝내기로 합의하기로 공식 발표했다. 양측의 주력 계열사가 얽혀있는 문제인 만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최고위층의 결단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양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탁기 사건을 비롯해 현재 진행 중인 법적 분쟁을 모두 끝내기로 합의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디스플레이 기술 유출과 관련한 법적 분쟁을 끝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 두 그룹 간에 그동안 진행되던 법적 분쟁이 마무리되게 됐다.

양사는 이날 오후 2시 공식 보도자료 배포를 통해 "상호 진행 중인 법적분쟁을 모두 끝내기로 합의했다"며 "향후 사업수행 과정에서 갈등과 분쟁이 생길 경우 법적 조치를 자제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과 LG는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엄중한 국가경제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데 힘을 모으고, 고객을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향상시키는데 주력하자는 ‘최고 경영진의 대승적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법적분쟁 중단 합의는 양측이 소모적인 소송 대신 글로벌 시장에서의 제품과 기술 경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양측은 이번 합의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 대해 고소 취하 등 필요한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최근 이슈가 됐던 세탁기 파손 논란 문제 역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베를린에서 열린 IFA(유럽가전전시회) 기간 중 유럽의 가전매장에서 조 사장을 비롯한 LG전자 임원진이 자사 크리스탈블루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혐의로 이들을 고소했다. 이에 LG전자도 삼성전자 임직원을 증거위조·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다.

삼성과 LG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인 디스플레이에서도 법적 분쟁은 계속됐다. 'OLED 기술유출' 혐의로 서로를 쌍방 고소한 것이다.

지난 2월 6일 수원지법은 삼성의 OLED 기술을 LG로 빼돌린 삼성디스플레이 출신 연구원과 이를 건네받은 LG디스플레이 임직원 등 4명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또 같은 달 13일 수원지검 특수부는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관련 영업비밀을 주고받은 혐의로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 사장 A씨와 삼성디스플레이 B씨 등 임직원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밖에 지난해 9월에는 삼성전자가 국책 연구과제 공모에 참여하면서 제출한 에어컨 관련 기술 정보를 빼낸 혐의(부정경쟁방지법 위반)로 LG전자 전 임원이 수사를 받기도 했다.

양측은 앞으로도 사업 수행 과정에서 갈등과 분쟁이 생길 경우 법적 조치를 지양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