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외교관 역할…새 관광 트렌드 만들고파"

2015-04-02 10:40
대기업, 고액연봉 버리고 관광통역안내사의 길 들어선 사람들
'이름보다 실속'… 10년 후를 생각하니 정답 나왔죠!

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기업 사원’ 타이틀을 과감히 버리고 ‘관광통역안내사’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 관광산업의 성장과 함께 늘어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문화와 관광지를 안내하는 관광전문 인력 '관광통역안내사.' 대기업, 고액 연봉이라는 허울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전문가로서 새로운 경력을 쌓아 갈 코스모진 여행사 신입 관광통역안내사 김은혜(40) 씨와 서희진(32) 씨가 그 주인공이다.

오랜 경기불황으로 청년 취업난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오롯이 자신의 꿈을 좇는 이들이기에 두 여성의 행보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14년간의 경력 버리고 새로운 시작…김은혜 관광통역 안내사
 

신입 관광통역안내사 김은혜 씨는 14년간 금융업에 몸담았지만 좀 더 창의적이고 활동적인 일을 원했던 차에 관광통역안내사를 지원하게 됐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관광객과 즐거운 표정으로 사진을 찍은 김은혜 씨.

올해부터 관광통역안내사로 활동하게 된 김은혜 씨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14년동안 금융업계에 몸을 담았던 엘리트다.

김은혜 씨는 애널리스트(분석 전문가), 주식법인영업 등의 경력을 통해 각 업종에 대한 이해 및 비즈니스 관계에서 소통 능력을 갖추며 금융 전문가로 성장해 나갔다. 

이런 성장 속에서도 그는 '은퇴 후에도 오래도록 할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일까'를 늘 고민했고 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 적성은 무엇인지를 객관화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관광통역안내사라는 새로운 직종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학창시절부터 외국어를 좋아한데다 관광업의 밝은 전망도 그가 관광통역안내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데 적잖이 영향을 끼쳤다. 

김은혜 관광통역안내사는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두려움도 있지만,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던 직업이었던 만큼 제가 가진 강점을 살려 관광통역분야를 대표하는 전문 가이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기업 입사했지만 성취감 없었던 6년…관광통역안내사라는 진정한 꿈 찾아
 

신입 관광통역안내사 서희진 씨는 삼성 SDS에서 6년간 근무한 재원이었다. 갑갑한 사무실에서의 생활, 그 속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없었다는 그는 관광통역안내사로 활동하며 활기를 찾았다.

경희대학교 전파통신공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분야에서 6년간 근무해 온 서희진 씨 역시 올해 새내기 관광통역안내사가 됐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입사해 승승장구했지만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성취감을 느낄 수 없었다고.

그는 꽉 막힌 사무실에 앉아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답답했고 자신이 그동안 익혀온 이 기술들이 막상 은퇴했을 때 과연 쓸모가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관광지에서 문화해설사로 자원봉사를 하는 분들을 보게 됐고 그들을 보는 순간 자신의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해외로 여행갈 필요없이 다양한 외국인들을 만나 그들의 문화를 간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관광통역안내사야말로 자신이 가진 창의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에 미치는 순간 그는 곧바로 관광통역안내사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서희진 관광통역안내사는 "사람들에게 관광통역안내사에 대한 인식이 아직 높진 않지만 우리나라를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관광통역안내사가 돼 새로운 관광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