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유방암 표적 유전자 세계 최초 발견
2015-03-31 05:00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난치성 유방암인 삼중음성 유방암의 발생 및 항 여성 호르몬 치료 내성에 관여하는 새로운 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유방암 환자 중에서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와 HER2 단백질(유방암의 가장 중요한 분자표적)이 없고, 기존의 유방암 표적 치료에 내성을 갖는 난치성 유방암의 일종으로, 항 여성호르몬 치료는 유방암이 지나치게 활성화된 호르몬에 의한 유방암이므로 호르몬 활성을 억제해 유방암 발병 및 재발을 막는 대표적 치료법을 말한다.
공구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미래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일반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의생명과학 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인 ‘저널 오브 클리니컬 인베스티게이션(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30일 온라인 게재됐다.
또한 전체 유방암의 15-20%를 차지하는 삼중음성유방암은 항호르몬 요법 등 기존의 유방암 치료법에 내성을 나타내고 암의 재발 및 전이가 빈번하여 치료 후 결과가 좋지 않다. 이러한 난치성 유방암의 발생 및 치료 내성 기전은 정확한 기전 및 치료제 등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공구 교수 연구팀은 유방암 발생 중 멜에이틴(MEL-18) 유전자의 소실이 여성 호르몬 수용체를 감소시켜 삼중음성 유방암을 유발하고, 항호르몬 치료에 대한 내성의 주요 원인임을 새롭게 밝혔다. 기전으로 MEL-18 유전자가 에스트로겐 수용체 전사인자들의 단백질 수모화를 통해 에스트로겐 수용체 유전자의 발현 및 활성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임을 증명했다.
MEL-18을 발현하는 유방암 환자들의 10년 간 생존율은 98%에 가깝고 치료 후 3년 이내 암 재발 확률도 5% 이내로 매우 낮은 양상을 보이는 반면, MEL-18 유전자가 소실된 환자는 항호르몬 치료에도 불구하고 10년 간 생존율이 60%에 불과하였고, 재발률이 30%에 도달했다.
한편 연구진은 동물실험에서 삼중음성 유방암에 MEL-18 유전자를 증가시키면 항호르몬 약제 타목시펜(tamoxifen)에 대해 항암 효과를 나타난다는 것을 증명했으며, 이는 MEL-18 유전자를 통한 삼중음성 유방암의 치료 가능성을 보여 준 것으로 평가된다.
공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난치성인 유방암인 삼중 음성 유방암 및 항호르몬 치료 내성에 대한 진단 및 표적 치료에 MEL-18 유전자가 표적 유전자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MEL-18 유전자의 유방암 진단 및 치료기술에 관해 특허출원을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