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갈등' 서울시 vs 강남구 '제2시민청 건립' 제2라운드
2015-03-30 08:57
SETEC(서울무역전시관) 활용 방안 둘러싸고 잡음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의 최대 판자촌인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둘러싸고 수 년간 대립각을 세웠던 서울시와 강남구가 이번에는 '제2시민청' 건립안에 대해 맞붙었다.
서울시는 얼마 전 대치동 SETEC(서울무역전시관) 부지에 현 본청 지하에서 시민들의 여가·문화공간으로 운영 중인 시민청과 같은 형태의 '동남권역 시민청'을 만들겠다고 알렸다.
그러자 강남구는 해당 부지는 한류문화 벨트 및 MICE 산업 활성화가 예정된 곳이라며 서울시를 향해 "일방적 갑질행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정면으로 맞섰다.
호소문에서 강남구는 "구룡마을의 악몽이 끝나기도 전 서울시에서 강남구와 한마디 사전 협의없이 SETEC 부지에 소위 시민청을 세운다고 기습 발표했다"며 "품격, 자존을 생명과도 같이 여기는 강남구와 강남구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모멸감을 안겨줬다"고 주장했다.
무역센터 주변 관광특구, 한전부지와 함께 영동대로 세계화 개발 중심인 SETEC 부지에 대해 서울시는 작년 4월 개발 계획을 발표, 구민들이 성공적 진행을 위해 의견을 모으는 중이었다고 강남구는 설명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이곳은 전람회장 용도여서 시민청이 들어설 수 없고, 올 6월 30일 사용기한이 끝나는데 구와 협의도 없이 사용방안을 결정한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서울시는 자치구에 대한 일방통행식 행정보다 소통과 협력을 중시해 달라"고 반발했다.
반면 서울시는 시민청과 같은 공공목적의 가설 건축물은 큰 무리없이 연장이 이뤄지는 게 관례란 입장이다. 강남구 측에서 계속 철거를 명령할 땐 집행정지처분을 법원을 내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계획을 보면, '(가칭)동남권역 시민청’ 개관 일정은 올해 8월께다.
현 서울시청사 지하 시민청은 2013년 1월 문을 연 뒤 2년간 방문객이 320여 만명(하루 평균 5063명)에, 만족도가 94%를 넘어서 지역에도 유사 기능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기존 시민청 컨셉과 더불어 지역수요를 반영한 다목적 가변형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앞서 서울연구원 연구 결과를 보면, 동남권은 문화의 소비가 이뤄지는 공간이다. 그렇지만 주민 스스로 만들어내고 이를 즐기는 생산적 문화활동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상황이다.
이와 별도로 강남구는 그간 서울시의 대표적 갑질행정 횡포를 △관내 2만1000여 세대 임대주택 입지 예정인데 또 수서동 727번지에 임대주택 건립 강행 △세곡동 밤고개로 확장 안일한 대응 △매년 1300억원이 넘는 자치단체 재산세 가져가면서 재정 지원은 최저 수준 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