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피해 매매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 2006년 이래 최대

2015-03-29 14:00

노원구 중계동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남궁진웅]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올해 들어 석 달 째 증가함은 물론,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연립·다세대 주택 3월 거래량도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의 매매전환 수요가 늘고 임대사업을 하려는 수요까지 더해져 서울 주택 거래량이 급증한 것이다. 이에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2003년 11월(2만8071가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1만1489건으로 지난달의 9478건을 넘어섰다.

이는 실거래가 조사를 시작한 이래 3월 거래량 중 가장 많았던 2006년 1만1854건에 육박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달 남은 기간을 감안하면 거래량이 1만3000건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는 지난해 말 분양가 상한제 등 '부동산 3법' 통과 이후 1월부터 석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완화 정책으로 당분간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데다 재건축 이주 등으로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매매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80∼90%를 웃도는 곳이 늘자 소형 아파트 등을 구입해 임대사업을 하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도 거래량 증가의 원인이다.

전세 아파트의 대체재인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도 크게 늘었다. 이달 현재 거래량은 4629건으로 전년 동월(3762건)보다 1000건 가까이 늘었다. 2008년 3월(7324건)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비싼 아파트 대신 다세대·연립주택을 구입하면서 거래량이 늘었고, 임대사업용으로 구입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 거래가 가장 많은 곳은 소형 아파트가 밀집된 노원구였다. 이달 27일 현재 1056건이 거래돼 올 들어 처음 1000건을 넘어섰다. 강서구는 마곡지구 입주 등의 영향으로 두 번째로 많은 930건이 거래됐다.

최근 대규모 재건축 단지 이주로 전세난이 심한 강동구도 815건이 팔리며, 지난달보다 47.4% 증가했다. 재건축 아파트 거래가 많은 강남·서초구도 각각 683건, 675건으로 전월 대비 각각 26.5%, 45.2% 늘었다.

이에 올 한해 서울 아파트 총 거래량도 조사 이래 최대치(2006년 13만7216건)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 기간이 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라는 점과 이달 하순 이후 집값이 오른 곳은 거래가 주춤해진 것을 감안하면 4월 이후 월별 거래량이 계속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당장 이사철이 지나는 4월은 거래량이 3월보다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한편 거래량 증가세에 미분양 주택은 줄고 있다.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3813가구로 전월(3만6985가구) 대비 8.6%(3172가구)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4만379가구에서 △1월 3만6985가구 △2월 3만3813가구로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도 1만4460가구로 전월(1만5351가구) 대비 5.8%(891가구)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이 전월(1만8955가구)보다 10.7%(2031가구) 감소한 1만6924가구로, 2개월 연속 미분양 물량이 줄었다. 지방은 전월(1만8030가구) 대비 6.3%(1141가구) 감소한 1만6889가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