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베트남 공사장 붕괴사고로 13명 사망·29명 부상

2015-03-26 22:40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베트남 중부 지역의 항만부두 건설공사 현장에서 가설물이 붕괴돼 13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베트남 현지 언론과 삼성물산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오후 7시50분께 베트남 하띤 성 해안의 붕앙 경제특구에 있는 포모사 하띤 철강회사 공장에서 항만부두 방파제의 케이슨(기초 철근콘크리트 구조물) 제작을 위한 거푸집이 무너졌다.

거푸집은 가로 30m, 세로 40m, 높이 5.7m 규모로 높이 34m의 작업장 안에 설치돼 있었다. 42명의 베트남인 근로자가 케이슨 제작 작업 후 거푸집을 청소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애초 현지 언론은 경찰과 목격자의 말를 인용해 최소 14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삼성물산은 2명이 파묻혀 있어 생사가 불명확한 것으로 파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작업 계획서 상 근로자 43명을 기준으로 사상자를 파악했지만 1명은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상자 수에 변동이 생겼다"며 "잔해 정리와 수색 작업을 끝낸 결과 매몰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구조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발생 약 1시간 전에 거푸집이 흔들려 감독관에게 보고했지만, 감독관이 작업을 계속 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당국은 생존자와 감독관, 시공사 등을 상대로 야간작업 중에 발생한 이번 사고가 안전조치 소홀이나 기계 결함 등과 관련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26일 오전 베트남으로 출국해 직접 사고 현장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유가족에게 사망자 1인당 3000만동(154만원)의 장례비를 지원하고 부상자 치료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 현장은 철강 선적과 하역 작업을 할 항만부두를 짓는 사업장으로 발주처인 포모사 하띤 철강회사는 대만계 포모사 플라스틱 그룹의 계열사다.

삼성물산은 이 공사를 2011년 2억300만달러에 수주했다. 2012년 2월 착공해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